UPDATED. 2024-04-26 11:38 (금)
[제41대 의협회장 선거] 현 집행부와 차별화 나선 후보들··· '조직 개혁해 회원 권익 지키겠다'
[제41대 의협회장 선거] 현 집행부와 차별화 나선 후보들··· '조직 개혁해 회원 권익 지키겠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3.15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출입기자단 주최 후보자 합동설명회···마지막 공식 설명회
의협조직 변화시킬 복안, 공약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 등 설명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6명의 후보들.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후보들이 기존 의협 집행부 조직에 대해 회장 중심적이고 소모적·비효율적으로 일해왔다는 진단을 내렸다.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당선될 경우 모든 직역과 지역을 아우르는 인재를 등용해 회원들과 의협의 위상과 권익을 높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12일 용산 의협 임시회관에서 의협 회장 후보자 합동 설명회를 열었다. 후보자들이 공식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소견을 밝히는 마지막 행사다. 

Q. 기존 의협 집행부와 의협 조직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당선된다면 의협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 계획인가. 

임현택 후보(기호 1번) :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비효율적이고 관료적으로 방향성 없이 움직여 왔다. 리더는 큰 비전을 통해 집행부와 한정된 조직을 적절히 배치하고 원하는 것을 어떻게 달성할지 결정해 속도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지난 6년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이슈에 따라 성명서를 내고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에 달려갔다. 회장이 된다면 전략적으로 움직여 의사 이익에 부합하면서 국민들의 큰 박수를 받도록 하겠다."

유태욱 후보(기호 2번) : "기존 의협 중앙단체 회무 시스템은 회장과 회장이 임명하는 상임이사에게 맡겨놓는 체계였다. 하지만 상임이사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닐 경우 제대로 된 의안을 내놓지 못한다. 회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큰 결정을 내리려면 회원들의 의견에 기반을 둬야 한다. 의협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직원 업무 분장을 재조정, 조직을 슬림화해 필요한 기구를 만들겠다."

이필수 후보(기호 3번) : "의협 집행부가 개원의 중심이라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2019년 9월 기준 전체 의협 회원 가운데 개원의들의 비율은 27%인 반면 40대 의협 집행부에서 개원의 출신 상임이사 비율은 46.1%, 의대 교수 회원은 47%인데 비해 상임이사는 26.2%였다.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체 지역·직역을 아우르는 인재를 등용, '원팀'을 만들겠다.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동시에 회원이 주인인 의협을 만들겠다."

박홍준 후보(기호 4번) : "기존 의협 조직은 백화점식으로, 효율성이 낮고 방만하며 소모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직엔 이름이 중요한 만큼, 각 조직의 존재 이유를 알릴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 대회원 서비스는 물론, 정책 제안·구성과 함께 대국회 입법 대응부서, 홍보담당 부서 등 (부서의) 명칭을 목적에 따라 변경하고 의협 직원과 상임이사진이 본인이 어떤 자리에서 일하는지 알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의협 조직을 개편하겠다."

이동욱 후보(기호 5번) : "40대 집행부는 역대 최악의 집행부였다. 폐쇄된 회무와 패권주의 때문에 '회원들의 민생은 파탄나고 더 어려워질 것'이라 말하며 1년 만에 의협 부회장직을 사퇴했다. 의협은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의협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할 것이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함께 하고, 회원들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다. 의협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이루겠다."

김동석 후보(기호 6번) : "회장의 편향성이 의협의 몰락을 가져왔다. 현안이 있으면 여야 모두에게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야당과만 논의하다 보니 여당과 정부의 협상 대상이 되지 못했다. 의협은 중립적이어야 한다. 회장이 되면 의협 집행부의 힘을 빼겠다. 의료정책에 대해 세부사항은 실무위원회와 직역별로 논의하겠다. 의협은 국가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상위단체가 돼야 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정부의 협상 대상이 돼야 한다." 

후보별 개별 질의에서 기자들은 그동안 후보자의 행보와 성향은 물론, 제기된 의혹이나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요구했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파격적인 회비 인하 공약을 내걸고도 안정적으로 의협 회무를 운영할 복안이 있는지, 현 최대집 회장을 연상시키는 과격 행보를 지속할지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임 후보는 의협 회비가 "너무 비싸다"며 시·군·구별로 따로 운영되는 회무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컨벤션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 회비를 내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격 행보와 관련해선 "의사에 대한 탄압이나 불이익에 행동으로 나선 것으로,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대가 자신의 뜻을 일방적으로 관철하지 못하도록 행동해 왔다"고 설명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기존 의협 부회장 출신인데도 그동안 활동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평가와 '닥터신용협동조합 설립'과 '고퀄리티 의사 연금 도입'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 받았다.  

유 후보는 "선출직 부회장으로 당선됐지만 의협 회장으로부터 회무에서 배제돼 활동을 할 수 없었다"면서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회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을 의협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NMC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등 많은 행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또 "의사는 높은 소득세를 내고도 돌아오는 것은 별로 없어 의사연금제가 도입돼야 한다"며 "13만 회원을 위한 조합을 설립해 회원들의 의료기관 운영 안정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1차 의료 중심의 의료전달 체계 정립 실현을 위한 방안과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공약이 공허한 것 아니냐는 등의 질의를 받았다. 

이필수 후보는 "바람직한 의료전달 체계는 필요에 맞는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1차 의료기관은 환자 교육과 건강증진, 영유아 검진, 노인들에 대한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지침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2명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며 "여야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뿐 아니라, 악법이 나오기 전에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막기 위해선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의협 대의원회를 강화해 정치적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지난해 8월 총파업 당시 병원 문을 닫지 않고 진료했다는 의혹과 집행부 연임제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았다. 

박 후보는 "파업이 결정된 직후 100명이 넘는 예약환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취소했지만 '응급환자는 진료할 수 있다'는 투쟁 지침에 따라 어지럼증과 통증을 호소하는 응급환자를 치료료한 것"이라며 "투쟁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고 말했다. 집행부 연임제 공약에 대해서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열정이 있다면 연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대정부 라인과 보험·정책분야는 연속성이 필요하고, 회무의 연속성을 위해 연임제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기자들로부터 의사면허 상호인증제 추진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질의받았다.

이동욱 후보는 "의료도 국제교역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의 틀에서 의료수가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사들은 충분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의료 분야의 국제교역이 이뤄지면 의사가 더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훌륭한 의사를 외국에 뺏기지 않으려면 면허상호인증제가 도입돼야 한다. 의·정 아젠다로 계속 주장하면 (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상설위원회 설치 공약이 다음 집행부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의료사고특례법안을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김 후보는 "기존 의협 집행부 구성원들은 자신과 관계가 없는 파트를 담당할 경우 이익단체로서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면서 "의협 집행부가 간사 역할을 하는 대신, 각 지역과 직역별 전문가들이 나서서 의료계 현안을 해결하도록 해야 회무가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사고특례법안과 관련해서는 "거대 여당을 협상 파트너로 생각하고 국민을 설득하면 쉽게 통과시킬 수 있다"며 "의사들이 의료사고로 구속될 경우 '위험진료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설득하는 동시에 시민단체가 나서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은 의협회장 선거에 처음으로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는데 각 후보자는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냐는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자들이 공통질문에 대해 간단히 'OX'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순서도 마련됐다. 의료계를 옥죄는 입법을 막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동욱, 김동석 후보는 ‘투쟁(X)’을, 나머지 후보들은 '협상(O)'을 선택했다. 의협회장의 정치성을 묻는 질문엔 모든 후보가 중립(O)을, 결선투표제의 유불리를 묻는 질문엔 임현택 후보만 '불리(X)'하다고 답했다. 당선 유무와 관계없이 5000만원의 선거 기탁금을 기부할 수 있냐는 질의에는 모든 후보가 즉답을 피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