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의 본질은 ‘국민 생명을 외면한 정권의 일방통행’”
“정책 비판에 나선 의사들에게는 도리어 ‘범죄자 프레임’ 씌워”
“서울시의사회는 학생·전공의 복귀 돕고, 의료계 의견 수렴 정리할 것”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의료현장의 고통은 더 이상 지연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는 정책을 밀어붙였고 대한의사협회는 명확한 전략 없이 침묵하고 있다.
오늘(3일) 오전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재명 대통령은 의정 갈등과 관련 “전 정부의 과도하고 억지스러운 정책과 납득하기 어려운 일방적 강행이 문제를 많이 악화시켰고, 의료 시스템을 많이 망가뜨렸다. 국가적 손실도 매우 컸던 것 같다”며 “의료계와 면담을 했을 때 불신이 큰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며, 정부와 여당에 제대로 된 의정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만이 아니라 의대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부, 그리고 전공의 및 의대생의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방부, 건보재정의 국고지원 및 전공의 지원 대책 예산 등과 관련한 기재부 등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전 방위적인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황규석 회장은 민주당에 “수권정당으로서 정부, 의료계, 국민 간의 소통과 조정을 위한 특위를 구성해 달라”고 재차 촉구하며 “장기화된 의정갈등이 조속히 해결되고, 의과대학 교육과 전공의 수련의 정상화가 이뤄져 대한민국 의료의 근본적인 회복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규석 회장은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꼽았다.
황규석 회장은 “전현희 국회의원은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자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직을 역임했다. 이런 분이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 국민을 잇는 소통의 가교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전현희 의원은 치과의사이자 변호사, 국회의원, 국민권익위원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2020년부터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공직사회의 청렴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활동을 추진해왔다. 그 누구보다 공익의 가치를 이해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 확신한다. 특히, 우버 사태로 알려진 '택시-플랫폼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공유경제 분야에서 사회적 대타협의 첫 모델을 이끌어낸 경험등 사회적 혼란이 있을 때 마다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회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황규석 회장은 “지금과 유사한 2020년 의료대란 시에도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의사 국가고시 거부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한 경험 등은 지금의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인 ‘의정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력 추천했다.
한편 황규석 회장은 이번 의정갈등의 본질을 ‘국민 생명을 외면한 정권의 일방통행’으로 규정했다.
“의료계가 반대한 건 의대 증원이 아니다. 과학도, 논리도, 절차도 무시한 정책 독주였다. 사회적 합의? 단 한 번도 없었다. 정책 비판에 나선 의사들에게는 도리어 ‘범죄자 프레임’을 씌웠다. 그건 협상이 아니라 린치다”
황규석 회장은 정부가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의료계를 몰아세웠지만, 이는 단지 의료계의 이익을 둘러싼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정치가 아니라 생명과 책임의 문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이 제기한 정당한 우려에, 정부는 귀를 닫았다. 의료계는 언제나 변화에 열려 있다. 다만, 그 변화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규석 회장은 특히 정부가 ‘정원 확대’만이 해법이라고 강변하는 구조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정원이 문제라면, 지금도 지방병원이 텅 빈 이유는 뭔가?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건 시스템 때문이다. 낮은 수가, 왜곡된 공보험, 의료인력에 대한 무관심이 쌓여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숫자 늘리면 해결될 것처럼 말하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지금 필요한 건 의사 숫자가 아니다. 의료공급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수가 정상화, 의료재정 개편, 공공의료 투자를 근본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황규석 회장은 정부와, 국회,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장기화된 의정갈등은 단지 의료계 내부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으며,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가 늦어지는 경우 2년 동안 새로운 의사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못함으로써 세계최고를 자부하던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붕괴를 초래 할 것이다. 특히 신입생 트리플링 방지를 위해서는 시간이 없다. 교육이나 수련에 특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수련·교육을 하기 위한 추가 수련·교육을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수련·교육의 유연화 정책에 대한 빠른 정책적 판단과 실행이 필요하다”
황 회장은 “지금의 의료계 갈등상황은 단순히 정책적 시각 차이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둘러싼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 위기로써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번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규석 회장은 “서울특별시의사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생과 전공의의 복귀를 돕고,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정리하겠다. 그리고 국민 앞에 의료계의 대안을 제안하겠다. 의협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