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비만은 병이다’
[신간] ‘비만은 병이다’
  • 남궁예슬 기자
  • 승인 2025.06.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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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엽·안현지 저 | 바른북스 | 208p |
1만명 다이어트 진료 경험 의사의 관리형 다이어트병원 이야기

이제는 다이어트도 병원에서 하는 시대다. 다이어트를 의지나 미용의 문제로 여겨온 통념에서 벗어나, 비만을 하나의 질병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료적 메시지를 담은 책이 나왔다.

전승엽, 안현지 두 저자가 쓴 ‘비만은 병이다’는 1만명 이상을 진료한 현직 비만클리닉 전문의들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체중 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은 체중 증가를 단순한 자기관리 실패로 보기보다는 유전, 호르몬, 환경 등 복합적 원인이 얽힌 만성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만 치료의 핵심은 단기 감량이 아닌 장기 관리다. 저자들은 5kg, 10kg 감량에만 집중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평생 유지할 완성된 숫자’보다는 일정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관리하는 ‘건강 구간’을 설정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70~80kg 사이를 관리 범위로 두고 체중이 일시적으로 늘더라도 신속히 조절하는 전략이 더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리의 중심에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 신뢰할 수 있는 한 병원에서 혈압, 혈액검사 등 건강 전반을 함께 체크하며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오해도 짚고 넘어간다. 예전처럼 각성을 유발하는 식욕억제제가 아니라, 혈당 및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까지 있는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비만치료제는 단순히 살을 빼는 약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 복용 후 중단하더라도 필요할 때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안전성도 강점이다. 이를 통해 올라가면 다시 내리고, 또 올라가면 다시 관리하는 평생 체중관리 전략이 가능해진다.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강조된다. 2022년 한국영양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 청소년의 가공 음료 섭취 비율은 일반 가정보다 2배 이상 높고, 당류 섭취량도 평균 30% 더 많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환경의 격차에서 비롯된 문제로, 국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결국 ‘비만은 병이다’는 비만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 다이어트를 꾸준히 반복하지만 실패를 경험해온 사람들, 약물 치료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가진 이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병원 기반의 관리형 체중감량 시스템이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독자들에게는 ‘내 체중을 의사가 평생 함께 관리해주는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비만은 단순히 줄자와 체중계로 재는 문제가 아니다. 삶의 질과 생존율을 바꾸는 의학적 관리 대상이라는 점을 이 책은 분명히 짚고 있다. 단발성 다이어트에 지친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건강한 체중관리의 첫 단추를 다시 끼워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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