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독되는 아이들’
[신간] ‘중독되는 아이들’
  • 남궁예슬 기자
  • 승인 2025.06.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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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기획, 송지혜·박소영·김은주·박성열·김희연·홍지선·박민현·이태엽 저
글항아리 | 260p | 1만7500원

디지털 중독은 아이들의 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중독되는 아이들’은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스마트폰과 SNS, 게임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부모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묻는 책이다.

이 책은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상담과 치료를 해온 전문가들의 경험과 뇌 발달 연구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특히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연령별로 디지털 미디어가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각 시기에 필요한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책은 ‘결정 시기’라는 개념을 통해 만 3세부터 급속도로 발달하는 전두엽이 디지털 자극에 의해 얼마나 억제될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디지털 콘텐츠는 사고력과 자기 조절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발달을 방해하며, 이는 결국 집중력 저하와 문해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자주 SNS를 확인하거나 게임에 몰입할 경우, 과제 전환에 걸리는 시간과 인지적 손실이 상당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청소년기의 전두엽 미성숙은 디지털 중독에 취약한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된다. 충동 조절력이 약한 이 시기엔 특히 SNS의 ‘상향 비교’와 ‘정서적 전염’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자해와 자살을 일상적으로 언급하는 ‘우울계’ 문화, 반복적 반추, 그리고 과도한 자기 비하가 정신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분석도 담겼다.

책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가 단순한 중독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겪는 정서적 고통의 표출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SNS나 게임에 빠지는 배경에는 외로움, 스트레스, 소외감 같은 정서 문제가 있으며, 그 해결책은 사용 제한이 아니라 문제 원인의 진단과 공감이라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게임 중독에 관해서도 ADHD 등 기저 질환과의 연관성을 짚는다. 동시에 단순 오락이 아닌 치료 목적의 ‘기능성 게임’이 ADHD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최신 사례도 소개하며, 일방적인 통제보다는 상황별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후반부는 디지털 성범죄 문제로 확장된다. 아이들이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는 구조적 위험을 조명하며, 법적 대응 방법과 증거 수집 방식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부모의 무기력을 줄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중독되는 아이들’은 부모가 디지털 시대에서 자녀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뇌 발달 지식과 임상 정보를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 미디어 사용 규칙 설정, 부모의 모범적 행동, 충분한 사랑과 공감이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라는 결론은 간결하지만 강력하다. 변화는 지금,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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