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습관 하나로 평생 가벼워졌다’
[신간] ‘습관 하나로 평생 가벼워졌다’
  • 남궁예슬 기자
  • 승인 2025.06.04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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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비 저 | 비타북스 | 1만9000원 | 336p
식단, 수면, 운동, 마음관리까지 다룬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멈췄더니 오히려 살이 빠졌다”는 말이 허황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책이 있다. ‘습관 하나로 평생 가벼워졌다’는 반복된 실패 끝에 찾아낸, 진짜 건강한 몸을 만드는 법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안내서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활동 중인 이단비 원장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중학생 시절부터 하체비만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고 살았던 그에게 쿠싱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이 찾아왔다. 수십 킬로그램이 갑자기 불어나며 진짜 ‘비만 환자’가 된 것이다. 이후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 척추압박골절 등 각종 질환이 뒤따랐고, 시중의 다이어트 방법들은 더 이상 쓸모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 절망적인 상황이 그를 진짜 해답으로 이끌었다. 의료인으로서의 지식과 환자로서의 경험을 모두 녹여 다이어트의 본질에 접근한 결과, 1년 반 만에 근육은 늘고 체지방은 줄어든 건강한 몸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이 책이 기존 다이어트 책들과 다른 점은 체중 감량 그 자체가 아니라, 살이 빠질 수밖에 없는 몸의 조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4단계 플랜’은 수면과 스트레스 상태 점검부터 시작해서, 식습관의 구조적 결함을 인지하고, 균형 잡힌 영양섭취와 규칙적인 일상을 만든 뒤, 마지막에 자신에게 맞는 지속 가능한 습관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적용해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결국 성공하는 구조’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비상 신호’라는 생리학 개념을 통해 기존 다이어트의 함정을 명확히 짚어낸 것이다. 극단적 절식이나 고강도 운동은 몸을 위험한 상태로 인식하게 하고, 생존 모드에 돌입한 몸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지방을 저장하려 든다. 이후 식사량이 원래대로 돌아오면 요요는 필연처럼 찾아온다. 저자는 이 구조를 설명하며 “살을 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몸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강조한다.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다이어트 약, 유행 식품, 검증되지 않은 식이요법에 대한 명쾌한 분석이다. 애플사이다 비니거, 레몬수, 땅콩버터부터 삭센다, 펜터민, 위고비 등 다이어트약의 실제 효능과 부작용까지, 현실적인 의학 정보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며 독자의 판단을 돕는다. 다이어트 시장이 내세우는 수많은 ‘솔루션’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를 구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저자의 말처럼 “진리가 아니라 방향성”에 있다. 의학과 영양학을 두루 공부했지만, 정작 스스로가 환자가 되지 않았다면 결코 쓸 수 없었을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고관절 통증으로 열 걸음도 못 걷던 저자가, 이제는 플랭크와 스쾃을 일상처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습관 하나로 평생 가벼워졌다’는 다이어트를 넘어서 삶의 습관 전반을 점검하게 만드는 책이다. 요요 없는 체중 관리, 약이나 식품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삶을 만들고 싶다면, 무엇보다 지금 하고 있는 ‘다이어트’를 멈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단 하나의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첫걸음을 함께할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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