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쪽 눈 실명 극복한 ‘윙크의사’ 서연주의 감동 에세이, ‘씨 유 어게인’
[신간] 한쪽 눈 실명 극복한 ‘윙크의사’ 서연주의 감동 에세이, ‘씨 유 어게인’
  • 남궁예슬 기자
  • 승인 2024.05.3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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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 전 서울특별시의사회 정책이사 집필
김영사(☎02-3668-3245) 출간, 264p, 가격 1만8000원
천재에서 한쪽 눈 실명한 장애인으로 ‘윙크의사’가 전하는 솔직하고 당찬 위로와 응원

2022년 11월, 서연주 작가는 한쪽 눈이 영원히 어둠에 갇히는 사고를 겪었다. 어릴 적부터 수재로 이름을 알리며 가족들의 자랑이자, 동료들 사이에서는 부당한 것을 절대 참지 않는 해결사 ‘서다르크’로 불리던 90년생 의사 서연주는 한순간에 전도유망한 의사에서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 됐다.

그는 사고 후 장장 1년 6개월 동안 일곱 번의 수술을 받으며 고통과 회복의 시간을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통해 환자에게 더 가까운 의사이자 장애인으로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치유자가 되기로 결심하며 ‘씨 유 어게인’을 세상에 내놓았다.

‘씨 유 어게인’은 한 젊은 청년의 좌절과 새로운 탄생을 담은 성장 기록이자, 의사이자 환자, 장애인까지 두루 소임을 받은 인간 서연주의 세상을 향한 당차고 씩씩한 다짐을 담고 있다. 

서연주 작가는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거쳐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응급 의료센터 내과 전담의와 우리베스트내과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2022년 11월, 낙마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며 근무하던 병원에 실려온 경험은 그의 인생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윙크 의사’라는 애칭을 얻었고, 이제는 예측할 수 없는 인생에서 때론 넘어지고, 때론 좌절하면서 지친 의사, 연약한 환자 그리고 소외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살기를 꿈꾼다.

유튜브 채널 윙크의사 연주당을 통해서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클릭 시 링크 이동)

서연주 작가는 자신이 겪은 사고와 그와 관련된 사람들, 어떻게 말을 타게 됐으며 마지막 기억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얘기해준다. 그는 1년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총 일곱 번의 수술을 받으며 좌절과 일어섬을 반복했다. 의사라고 해서 뾰족한 수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상태를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실체에 다가가기를 머뭇거렸고, 예측할 수 없는 고통이 올 때면 무력함과 막막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환자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치료를 받던 중 의사로 복귀하며 마주한 ‘의사 파업’ 이슈에 대한 의견도 담았다. 공교롭게도 4년 전 같은 이슈로 파업을 선도했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기를 거부하고, 의사와 환자의 처우에 집중하기 위해서 본래의 자리로 복귀해 환자들을 살피기로 했다. 장애인 등록을 하기 위해 겪은 시행착오와 ‘심한 장애인’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나누는 등급 제도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서연주 작가는 한쪽 눈 실명이라는 사고를 통해 ‘사람이 가장 위대한 치료제’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의술도, 약도 아픈 이를 낫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정말 고통스러운 사람에게는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 조용히 쓰다듬어주는 손길, 온전히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는 동생과 부모님의 끊임없는 헌신과 사랑, 그리고 동료들의 지지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미래가 창창한 젊은 의사였던 제가 갑자기 환자가 되고,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경험을 하게 된 데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 의미를 기필코 찾아내어 저는 제 자신과 환자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를 치료하는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가 되려고 합니다. 이것은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신 분들 덕분에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_261쪽, 「마치며」

수술과 회복의 과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위기가 닥쳐 의사 서연주를 환자 서연주의 자리로 데려다 놓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이제 겁내지 않는다. 그의 옆에는 온전히 그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서연주는 한없이 나약하고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절을 글로 담아냈다. 자신처럼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서다. 외로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따뜻한 친구이자 믿음직스러운 의사로, 영원한 상실을 겪은 장애인으로 조용히 손잡아주고자 한다.

김영사는 서평을 통해 “부디 감당하기 힘든 고통 속에 있는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잠시라도 위로를 느끼길 바라며, 씩씩하고 밝은 환자이자 의사 그리고 상처 입은 이들의 친구가 되고 싶은 치유자 서연주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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