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 "정부의 의대 증원 사태 후유증, 10년 이상 갈 수도”
내과학회 "정부의 의대 증원 사태 후유증, 10년 이상 갈 수도”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4.04.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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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원 이사장 "수가 체계 조정하면 문제해결···필수의료 수급붕괴" 우려
김대중 이사 "전공의 미복귀에 따른 시스템 준비해야"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휴직 사태로 인한 휴유증이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내과학회는지난 27일 서울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중원 이사장(세브란스병원)은 "우리나라처럼 좋은 의료서비스를 아주 쉽고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전 세계가 부러워 하는 의료시스템인데 정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펼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아주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조정하면 인력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며 "현재 전공의 휴직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필수진료과인 '내외산소'의 경우 현 사태로 인한 피해가 10년 이상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앞으로 학생들이 인턴, 전공의 프로그램에 지원하지 않고 개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도 졸업생의 400~500명은 인턴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로 그 영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했다. 

양철우 회장(서울성모병원)도 "과거 2000년 의약분업의 경우 인턴 및 전공의들이 모두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 의대정원 확대 사태는 다르다"며 "필수의료 전공의의 복귀율은 적을 것이고, 필수의료 지원자도 줄어들어 여파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장 필수의료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향후 필수의료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필수의료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병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대중 수련이사(아주대병원)는 "원래 교수들의 역할은 진료와 연구, 교육이다. 지금은 전공의 공백으로 입원환자 진료, 야간당직 등 역할만 해야하기 때문에 2월부터 대외활동 및 연구 등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없이 차질없이 진료가 이뤄지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이 2월달부터 시작해 3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교수진들도 모두 지쳐있다. 언젠간 전공의가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또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전공들이 복귀하더라도 전과 달리 교육생 신분으로 자리매김 해야 할 것이다. 전공의 없이도 병원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꼭 의사가 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에 진료지원인력(PA)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결국 지친 교수들이 하나둘씩 떠날텐데, 그것은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민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도 "현재 진료 공백을 우려한 병원들이 PA모집하는 등 교수들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진료 시스템 변할 수 있는 만큼 교수들의 진료 및 교육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한편 대한내과학회는 2025년 창립 80주년을 맞아 내년 추계학술대회에 창립 80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올해 내과학회 영문학회지의 SCIE 등재 10주년을 맞았다. 학회는 오는 추계학술대회에서 SCIE 등재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내과학회는 올해 '내과학 국문 교과서'를 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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