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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분야 저수가로 치료재료 기업도 한국 기피, 정부가 해결해야”
“골절분야 저수가로 치료재료 기업도 한국 기피, 정부가 해결해야”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06.2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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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기철 대한골절학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
2025년 국제학술대회 전환 예정, IOTA 2027년 국내 유치 노력
“초고령 골절 환자 수술 증가 추세, 노인의학 전문의 양성 필요”

대한골절학회가 세계적인 학회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창립 40주년을 맞는 오는 2025년에는 학술대회를 국제학술대회로 전환할 예정이며, 2027년 열리는 IOTA(국제 정형외과 외상학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기철 신임 대한골절학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난 26일 한양대병원 출입기자단과의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이처럼 밝히며 “국제학술대회 개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골절 치료 기술을 보다 널리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이전부터 저변 확대를 위해 활발한 국외 교류를 이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움직임이 잠시 주춤했지만 엔데믹을 기점으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위축됐던 대면 학술행사들은 모두 개최할 것이며, 팬데믹 시절 노하우가 축적된 온라인 학술대회도 병행해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그동안 중단됐던 일본, 태국, 대만 3개국 정형외과 골절학회와의 Travelling fellowship, 회장 및 주요 회원 초청 강연 등은 올해 4월 학술대회부터 재개했고, 이달 29일 열리는 일본 골절치료학회(JSFR)에도 회원들과 참여해 학술 교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국내에서도 대한외상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외상치료 발전을 도모하고, 전공의 교육에도 힘을 쏟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렸던 제10회 대한외상학회 국제학술대회(PPTC)기간 중 심포지엄을 열고 다발성 중증환자, 지병을 동반한 노인골절 환자 치료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으며, 오는 8월 26일에는 전공의 대상으로 제1회 골절 워크숍을 개최해 골절수술 술기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의료진들의 발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골절 치료 분야는 병원은 물론 젊은 의사들, 심지어 치료 재료 기업으로부터까지 외면받고 있다. 수술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수가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 골절 치료 수준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에 비해 수가는 매우 열악하다”며 “골절 분야는 응급수술 빈도가 높고, 수술 시간도 길다. 들어가는 인력과 장비도 비교적 많다. 이에 비해 수가가 낮다보니 병원에서도 좋은 소리를 못 듣고, 젊은 정형외과 의사들은 골절 수술을 점점 기피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으려면 치료 재료도 중요하다. 최근에서는 국산 제품도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수입 제품들을 따라잡기는 힘들다”며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제품들이 제 값을 못 받기 때문에 기업들이 잘 안 팔려고 한다. 실제로 ‘짐머’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절 분야 기피 현상은 의사 개인이나 학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초고령 골절 환자에 대한 전문적 치료 발전을 위해 노인의학 전문의 배양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에는 90세 이상 골절 환자도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경우 고령일뿐만 아니라 심각한 지병도 동반하고 있어 수술 후 환자 전신 상태에 대해서는 전문적 케어가 요구되는데, 정형외과 의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노인학을 전공하는 전문의료 인력 배양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학회에서는 복지부에 관련 의견을 계속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골절학회는 1985년 창립된 대한정형외과 분과학회 중 가장 역사가 깊고, 1857명의 정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학회다. 하지만 정회원 수에 비해 활동하는 회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골절을 전문으로 하는 회원뿐만 아니라 골절에 관심을 갖고 치료에 임하고 있는 여러 회원들이 장벽 없이 참여해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회원들의 변함없는 성원을 기대하며, 많은 격려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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