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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준 위원장 "의협, 신축 회관에서 미래지향적인 협회 만들어가야"
박홍준 위원장 "의협, 신축 회관에서 미래지향적인 협회 만들어가야"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2.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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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전공·나이 막론하고 대학교수부터 개원의까지 모금 동참"
"젊은 세대 접근도 높이기 위해 '결혼식' 등 대관 사업도 구상"
"시공사 도급액 증액 요구는 의협 의결과정서 조율해 나갈 방침"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 이촌동 신축회관이 5년여의 공사 기간을 끝내고 지난해 11월 25일 건축물 사용승인을 지자체로부터 받았다. 같은 해 12월 12일 의협은 용산 임시회관에서의 과도기를 끝내고 신축 회관에서 새로운 회무를 시작했다. 제2기와 제3기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을 맡아 기공에서 완공을 이끈 박홍준 위원장이 1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만나 회관 신축과 관련된 일문일답 인터뷰를 나눴다. 박 위원장은 신축 회관에서 의협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길 기대했다.

◆5년여만에 새 회관이 완공된 것에 대한 감회는?

저는 처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공사를 빠르게 마무리해서 회원들에게 상징적인 건물을 만들어 드리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기 신축추진위원장을 맡고 나니까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았습니다. 의협은 회원들을 대표하는 조직이고, 의사 결정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렵고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밝은 장소로 회관이 지어졌습니다. 좋다는 말 한마디로 표현하겠습니다.

◆신축회관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은?

회원들이 관심이 많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의료와 관련된 여러 뉴스들이 있는데, 그 중에 의협 신축 뉴스에는 100이면 100 긍적적인 반응이 회원들에게서 나왔습니다. 회관 신축으로 의협이 좀더 희망적이고 새로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가장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재작년 10월에 구청으로부터 기존 의협회관 철거 허가가 떨어진 날과 준공 허가가 나온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철거 허가가 없으면 공사 시작이 안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철거 허가가 나오니 드디어 공사를 시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서 기뻤습니다. 준공 허가가 나온 날은 건물에 드디어 들어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두 날은 공사 전체 과정에서 상당히 상징적인 날이었습니다.

신축회관에서 직원 복지를 위해 신경 쓴 부분은?

새 회관의 5층 전망이 좋습니다. 5층에는 여직원 휴게실이 설치돼 있고, 노조를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가장 좋은 공간에 직원들의 휴식 공간을 배치한 것입니다. 또 직원 건강을 위해 운동시설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어서 지하 3층에 헬스센터를 설치했습니다. 1층에는 앞으로 직원들이 출근하며 음료나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3층이 업무층인데 그곳에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저도 가봤는데 한번 앉아서 근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습니다.

주변 아파트에서 일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상당한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풀어나갔나?

사람이 가장 힘들 때가 사람끼리의 갈등을 접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1기 추진위에서 매듭지어지지 않고 넘어왔습니다. 제가 사안을 봤을 때 우리가 마치 죄인인가 싶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주민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으니 잘 마무리하려고 노력했고 견해 차를 좁혀 나갔습니다.

저희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제안한 보상액은 주민들도 만족했습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다른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5층을 완성했을 때 일조권에 대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분들은 전체 주민을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관련 사안에 더 민감하신 분들이었습니다. 해당 주민분의 아파트에 직접 방문해 그분의 시야로 회관을 바라봤고, 어떤 점은 당사자의 주장을 이해하고, 어떤 부분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합의를 본 것에 입각해 진행을 했습니다.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느라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건물이 전체적으로 앞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물 전면 공간이 기존 설계보다 좁아졌습니다. 설계를 변경하면서까지 주민들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충분히 배려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새 회관에 입주하고 문제점은?

지하 1층 강당에 누수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비가 와 보면 상태를 재차 확인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진입할 때 커브가 너무 급격한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운전하면서 매일 힘이 듭니다. 준공식 때 손님들도 오실텐데 최대한 빨리 관련 하자를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사소한 문제들이 있지만 다른 공사들을 봐도 개선해야할 문제가 많은데, 저희는 어려운 와중에 지은 건물이니 전체적으로는 잘 지어진 것 같습니다. 적어도 건물을 짓고 완전히 익숙해 지려면 1년 정도 걸리지 않습니까? 합격점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사의 공기 연장 및 자재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도급액 증액 요구하고 있는데 해결방안은?

항상 공사는 발주처와 시공사와의 갈등이 있습니다. 서울 모처의 아파트 단지도 그런 문제들을 겪고 있는게 언론을 통해 소개된 바 있습니다. 저희는 일단 잘 입주했다고 생각합니다. 공기가 6개월 지연됐는데, 의협은 임시회관 임대료가 많이 나오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공사도 코로나, 화물노조 파업,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나름 할 말이 있을 겁니다. 양쪽 입장이 있지만 우리가 상대방 입장을 다 받아 줄 수는 없으니 한두달 정도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객관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도급액이 증액된다면 의협은 의사결정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게 잘 조율하겠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공사현장이나 일어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제가 봐 온 공사현장 중에선 의사소통을 가장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금은 목표금액인 1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앞으로의 대책은?

질문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했는데, 저는 '절반 수준이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50억원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어차피 회관은 회비로 짓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금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것입니다. 그래서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모금이 들어오는 패턴을 보면 이벤트가 있을 때 들어옵니다. 준공이 됐다는 소식, 입주를 했다는 소식이 나갈 때 모금이 들어옵니다. 준공식을 하면 또 모금이 들어올거라고 생각합니다. 홍보가 잘 나가면 회원들이 받는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100억원 모금은 안됐지만 저희는 운영계획이 돼 있습니다.

2층에 들어와 있는 공제조합이 임대보증금을 냈습니다. 물론 부채이지만 이러한 자금들을 잘 활용하면 큰 어려움 없이 공사를 회원들 손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금에 동참하신 회원 분들이 생각납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전화까지 하시고 대구에서 올라와서 기부하신 분이 계십니다. 회관을 둘러보시고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방에 계신 회원분들의 참여도 기억에 남습니다. 회관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 지방 회원들은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잘 동참해 주셨습니다. 그런 분들이 참여해 주신게 너무 감사합니다. 기억 나는건 청주시의사회와 강릉시의사회 기부를 받을 때 청주역과 강릉역 앞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던 것입니다.

저는 지역, 전공, 나이를 막론하고 은퇴하신 명예 교수님부터 큰 대학병원 원장님까지 일반 회원들이 참여해 50억원을 모은 것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의사회와 관련해서도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전임 서울시의사회장을 할 때 행사 때마다 항상 모금통을 두고 20만원, 30만원씩 계속 모아서 기부했습니다. 그런 여러 모금이 합쳐진 것입니다.

대강당 및 회의실로 대관사업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일반 회원들에게 자신들이 소속된 협회의 회관이라는 느낌을 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회원들이 필요할때 이용할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특히 젊은 회원들이 의협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20대 30대 나이에는 결혼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의협은 상징적인 공간이고 강당도 있으니, 결혼식을 할 사람은 결혼식도 하고, 피로연은 5층에서 하게 해서 이용도를 높이자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의도를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는 집행부에서 선택할 문제입니다.

◆회관 신축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구(舊) 회관을 사용한 기간이 40년입니다. 당시의 의협 회관은 대표성, 권위 등 전통적인 의사의 느낌으로 40년을 이어 온 것 같습니다. 용산 임시 회관에서 보냈던 5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으로 격변이 많았던 기간 입니다. 그리고 다시 같은 자리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 건물에서 의협은 앞으로 어떤 비전으로 나아가야 할까? 저는 미래를 지향하는 장소라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어떤 대표성 보다는 모든 회원들의 의견이 효과적으로 수렴되는 곳으로,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을 넘어 MZ세대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곳으로, 의사들의 시각에서 진실로 국민들을 바라보고 국민들을 껴안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새로운 10년, 30년, 100년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들도 낡았던 과거 건물에서 근무했을 때와 사무실을 임대해서 일했던 경험, 그리고 지금 햇빛이 잘 들어오는 신축 회관에 들어와 앉았을 때와 마음가짐이 다를 것입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겠지요. 그래서 더욱 미래지향적인 의협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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