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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내 국내 최고 수준 간담췌·간 이식센터 목표”
“5년 내 국내 최고 수준 간담췌·간 이식센터 목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2.06.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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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주종우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20년 만에 모교로···최소 인력·시간·비용으로 최고 간 이식 성적

“우선 앞으로 5년 내에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간 이식센터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게 일차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주종우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주 교수는 간 이식 수술의 국내 최고 대가로 알려졌다. 순천향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하노이빈맥병원, 부산대양산병원, 좋은강안병원 등에서 20년간 근무하며 1000례 이상의 간담췌 양성 악성질환 수술과 400례 이상의 간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또 드라마 ‘하얀거탑’의 의료자문을 하기도 했다. 그가 양산부산대병원에 근무할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은 간암수술 100례, 간 이식수술 300례를 넘게 시행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국내 간암 간 이식 분야에서 5대 기관으로 기록되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주 교수는 이런 지난한 세월을 거쳐 20여 년 만에 모교로 돌아오게 됐다. 그동안 경남,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며 ‘빅5’ 병원도 포기한 환자의 수술까지 성공시킬 정도로 최고 수준의 의술을 지역민들에게 선사했고 베트남 국제병원에서도 2년여간 근무하며 선진기법을 전수하고 오기도 했지만 이제 다시 서울권으로 올라와 순천향서울병원 간담췌·간 이식센터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사실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수차례 오퍼를 받았지만 수술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느라 오지 못했는데, 마침 전임 교수님이 다른 병원으로 가시고, 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도 준종합병원으로서의 한계도 느껴 더 큰 도약을 위해 모교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현대 의학의 꽃’이라 불리는 장기 이식 중에서도 가장 고난도 영역으로 알려진 그 복잡하고도 어렵다는 간 이식 분야에서 이처럼 주 교수가 최고 성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직접 개발한 간 이식 수술 프로그램 덕분이기도 하다. 

고도의 테크닉과 숙련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어우러진 체계적인 이 간이식 프로그램을 통해 10시간은 족히 넘는 시간을 8~10시간 이내로 줄이면서도 수술은 최소 인력만으로 진행된다. 그러면서도 수술은 대부분 ‘무수혈’로 진행된다. 간은 ‘핏덩어리’라고 불릴 정도로 수술 도중에 출혈이 많은 장기이지만 무수혈을 통해 합병증은 줄이고 회복율은 높이는 것이다.

주 교수는 “미국에서 6624명의 간 수술자 중 38%가 수혈을 했는데, 비수혈군에 비해 4배 이상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논문 결과를 소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주 교수는 지금도 간 이식 수술의 70% 이상을 무수혈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간 이식 수술을 위한 인력과 시간,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니 많은 병원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사실 간 전이가 4군데 이상 진행되면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수술 불가’를 선언해 환자들은 그때부터 생존을 단념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주 교수는 이런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수술한다. 실제로 그가 수술한 환자 중에 대장암에서 간 전이가 돼 21개나 전이가 발생했지만 계속해서 제거수술을 해 19년 동안이나 건강하게 생존해 있는 80대 노인 환자도 있다. 

“간 전이의 크기나 개수에 상관없이 남은 간이 30~40% 정도만 확보되면 충분히 수술을 통해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논문 결과가 이미 10여 년 전에 나왔습니다. 저는 그 논문에 믿음을 갖고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잃지 마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 교수는 97세 여성 고령 환자에게 5시간에 걸쳐 췌장암 수술에 성공해 ‘국내 최고령 췌장암 수술 성공’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주 교수는 ‘외과의사로서 타고난 손을 갖고 있다’라는 말을 의대생 시절부터 많이 듣고 주저 없이 외과를 선택했다고 했다. 또 “보통 남자들보다 손이 작은 편이라 아무래도 섬세함이 있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외과의사로서 타고난 기질에 이러한 도전정신까지 합쳐져 지금의 그를 만든 것 아닐까.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원래 간 이식클리닉이었던 곳을 주 교수를 영입하며 ‘간담췌·간 이식센터’로 확장·설립하고 간내과, 췌담도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치료과 등 모든 관련 과 의료진들이 다학제로 원팀을 이뤄 환자를 진료하는 통합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주종우 교수는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당연히 간담췌 암환자도 급격히 증가할 텐데 최고의 수술 성적으로 환자들의 생존률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면서 “우선 향후 5년 내에 간이식 연 100례 정도를 달성하고 이후엔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간 이식센터를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센터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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