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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산병원 “인근 타 대학병원 개원해도 경쟁력 충분”
고대안산병원 “인근 타 대학병원 개원해도 경쟁력 충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2.16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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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운영 고려대안산병원장···고려대의료원 역사상 최초 여성 원장
신관 증축·최첨단 장비·연구 환경 등 지속 투자로 환자 중심 병원환경 구축

경기 남부권에 서울의 대학병원들의 분원 개원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맹주’ 자리를 지켜 온 고려대안산병원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 넉 달 뒤에 중앙대의료원 분원이 광명시에 개원할 예정이고, 오는 2026년에는 시흥시 배곧지구에 서울대병원 분원이 개원할 예정이다. 안산시에 제2 캠퍼스가 있는 한양대의료원도 ‘안산’에 분원 개원을 추진 중이다.

이에 김운영 고려대안산병원장은 “지속적인 투자로 최첨단 의료·연구 환경을 구축해 환자 중심 병원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중증질환 치료의 중심이 됨으로써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배곧서울대병원에 대해선 “맞불작전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고려대학교의료원 역사상 최초의 여성 병원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렇게 18대 안산병원장을 역임한 후 최근 19대 병원장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김 원장은 18대 원장 취임 당시 지역사회가 자랑스러워하는 병원으로 우뚝 서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지만 취임 3일 만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고 2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그 기세는 꺾이지 않아 방역과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은 “고려대 역사상 최초의 여성병원장이라는 직함을 받고 며칠간 잠을 못잘 정도로 긴장했지만 ‘지금까지 해 온 대로만 하자’는 생각과 고대에 대한 확신으로 곧 마음이 편해져, 취임 3일 후부터 방역활동을 시작하고 치료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고대안산병원은 초기방역시스템을 안착시켜 ‘위드코로나’로 해결할 문제가 더 많아진 현재까지도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1년 상반기에만 외래 환자 수가 전년 대비 13.2% 증가했다. 이는 안산시는 물론 시흥시, 화성시 등 인근 지역에서 방문하는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안산병원은 이에 대응하고자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한 공간 확대와 진료 동선 최적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근 다른 대학병원 분원 개원에도 흔들리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것. 

우선 주차장으로 쓰이는 본관 지하 1층을 리모델링해 총 490평 이상 외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공사가 지난 11월부터 이미 시작됐다. 2022년에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기존 외래 진료 공간도 재배치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특히 “본관 1층의 내분비내과와 신경과를 지하 1층으로 이동시켜 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본관 13층, 별관 2층에 각각 흩어진 신경생리검사실을 지하 1층 신경과 진료실과 통합해 진료실과 검사실 동선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순차적으로 본관 1층의 다수의 진료과를 대대적으로 재배치하고, 2100평 이상의 지하 주차장 신축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해 환자들의 편의성을 대폭 상승시킨다는 계획이다.

최첨단 의료장비로 더욱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고대안산병원은 현재도 최첨단 방사선 암 치료기 ‘트루빔 STx', 디지털 혈관촬영장비 'Azurion', 로봇수술기 Xi' 등 지역 최고 수준의 첨단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김 원장은 특히 “12월 중에는 경기도 최초로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를 도입해 더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최신 장비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지역 내 로봇수술의 선도적 입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안산병원은 연구 분야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0년 기준 국책과제 협약 연구비는 83억으로 전년대비 33%가 증가했고, 임상과제 체결 연구비는 54억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하기도 했다. 4개의 중점 사업단(글로벌 전임상 신약개발 사업단, 유전체 코호트 기반 정밀의료개발사업단, 혁신형 의료기기 개발 사업단, 환경독성 융합연구 사업단)을 운영하며 차별화시켜 연구 중심병원 인증기관으로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2022년 공사 착수를 목표로 미래의학관(별관) 3개층 증축을 통해 1000평 이상의 연구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이곳에 실험실, 연구실은 물론 세미나실, 휴게실 등도 마련된 연구 중심 전초기지를 조성해 글로벌 의료산업을 선도할 핵심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고대안산병원은 지난 1985년 의료취약지구였던 안산 지역에서 100병상 규모로 개원해 지금까지 성장을 거듭하며 경기 서남부 지역 ‘맹주’ 역할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유례없는 위기가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광명시에 곧 중앙대병원 분원이 들어서고 특히 오는 2026년경에는 시흥 배곧지구에 서울대병원 분원이 오픈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운영 원장은 과감하게 정면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중장기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특히 고려대학교의료원이 100주년을 맞는 2028년에는 신관을 건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시흥 지역에 서울대병원 분원 개원이 예정돼 내부적으로 많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경쟁력에 더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8년 신관 건립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고 특히 인근 타 대학병원 분원에 대비해 경기 서남부의 중소병원 및 의원급과의 협력을 강화해 진료권역을 넓히는 등 ‘맞불작전’을 펼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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