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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성공은 정부·의료진 ‘협심’이 중요”
“위드 코로나 성공은 정부·의료진 ‘협심’이 중요”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12.0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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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우석 경북의사회장, “각자 역할 최선” 강조
“국민도 엄중 상황 인식해야”… 경각심 환기 최우선
“탁상행정으로 의료인 사기 꺾지 말라” 정부 비판도

정부가 지난 달부터 시행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한 달만에 멈추기로 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까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위드 코로나가 안착되려면 정부 각 부처와 의료전문가들이 모두 협심해 대처하는 동시에 국민들의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 대해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면 병상은 물론 인적‧물적 자원 모두 부족함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의료인은 선별진료와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은 엄중하고 급박한 상황임을 인식해 코로나19의 확산 저지를 위해 함께 방역수칙을 지켜나가며,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는 의료계와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의료전문가와 상의해 감염병 지침을 공식 발표하고 현재의 상황을 타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증가하면서 병상 부족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정부가 병상 확보 명령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조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 과정에서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환자 배정 거부 치료 병상 관리방안’에 대해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인에게 ‘피로 누적·인력 부족 핑계를 대지 말라’는 식으로 환자 배정 거부 ‘불인정’ 사유가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현장을 무시한 대표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제발 의료인의 사기를 꺾지 말아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마련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보건의료 분야 정책제안서’에 대해서는 “많은 분야의 의견을 모으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회장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직역·지역단체가 많은 의료계의 특성상 의견을 취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책제안서의 의견 취합 과정이 짧았고 많은 분야의 의견을 모으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번 대선뿐 아니라 의협이 정책 제안 과정에서 외면 받지 않기 위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제안서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시도의사회와 공유해 지역 국회의원과 교류하는데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기 쉬운 구조인 의료계가 공식적·공개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밟아가면서 단결할 수 있는 기회의 창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관련 공약들이 제시되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원격의료’에 대해선 “덮어놓고 저지하고 반대하기 보다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의사회 산하 원격의료연구회 TF 활동 등의 결과를 지켜보며 미래 의료를 준비해야하는 데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일방적인 ‘대형병원 쏠림’을 야기하는 원격의료 모델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시대적 변화는 우리가 막을 수 없으며, 막아서도 안 된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화로 원격의료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ㆍ비대면) 문화가 당연시된 지금, 비대면 진료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과 책임 소재, 정당한 수가 협의 등을 통해 의료전달 체계에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1문 1답 

Q. 회장에 당선된 지 반년이 지났다. 의사회 회무를 이끌어갈 방향은.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를 기치로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고,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전심을 다하고 있다. △의사회 전통과 위상 강화 △회원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의사회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회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품격 있는 의사회 △행복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가는 의사회 등 다섯 가지를 중점으로 그 무엇보다 회원 권익을 위한 의사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시·군의사회와 소통하고 회원들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는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원들은 물론 시군의사회와 대면할 기회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의협 활동에 맞춰 회원권익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들의 문의가 가장 많은 실사, 법률, 의료사고, 세무, 노무, 민원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최한 온라인 종합학술대회에 3300여명의 회원 중 1200여명의 회원이 참여했는데, 전국 의사회중 가장 많은 참석율을 보인 것이 유일한 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등반대회를 개최해 100여명의 회원 및 가족들이 함께 하기도 했다. 재확산을 반복 중인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지만 직접 찾아가는 의사회가 되도록 노력 중이다.”

Q. 의사회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최고 명예대상’을 수상하고, 이 회장은 ‘코로나19 극복 부문’ 도민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의사회가 펼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앞으로의 방향은. 

“의사회는 75년 전 설립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진료의 업(業)과 더불어 공동체적 삶의 가치 실현을 위해 힘써왔다. 캄보디아 해외봉사, 코로나 방역물품 지원, 사회취약계층에 쌀과 도시락 전달은 물론, 의료인과 지역인재 발굴을 위한 의사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 전문성과 투명성을 더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시행을 위해 2019년 12월 ‘사회공헌사업단’을 발족했고 운영을 위해 회원들이 기부금을 보내주고 있다. 경북도민의 보건 향상과 더불어 ‘행복한 경상북도 만들기’에 이바지 하고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Q. 코로나 이후 수도권은 확진자와 중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경북 지역 상황은. 

“경상북도는 지난해 급격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낸 만큼 당시의 노하우를 통해 보건당국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적극적인 방어를 하고 있다. 우리 지역은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안동의료원과 동국대경주병원, 영주적십자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생활치료센터로는 구미농협교육원과 문경STX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경북지역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이 80%에 가깝고 민간병원 예비병상 운영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감염병 전담병원별로 추가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또 행정명령으로 민간병원 6곳에 확보한 중등증 예비병상 165개도 조만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면 의료 현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Q. 의료취약지 공공병원 추가 설립에 대한 의견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야만 하는 공공의료, 공공병원 설립이 과연 의료취약지 해결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운영이 어려운 공공의료, 공공병원은 결국 수도권 의료기관 쏠림 현상에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환자들의 선택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의료취약지에 대한 해결의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이미 해당 지역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정당한 수가와 장비, 인력, 재정을 투입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논란으로 의료체계의 혼란이 가중될까 염려된다.”

Q.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최근 공공의료기관인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공중보건의 배정에서 필수진료과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및 정형외과 의사가 배정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공공의료, 공공병원 설립으로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반증이기도 하다. 해당 진료과에 충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고 보장된 수가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근무 요건이 개선됐을 때에 해결 가능할 것이며, 의료체계의 확립 역시 필요하다.”

Q. 의료계 내부에서 ‘자율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의협의 자율정화위원회 구성에 발맞춰 경상북도의사회 역시 자체적인 자율정화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을 개시했다. 이에 앞서 사무장병원 및 불법 건강검진, 과대광고 등에 대한 제보를 비공개로 받아 자체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각심을 가지고 자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회원들에게도 이를 인식시켜 대외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Q. 이필수 의협 회장은 ‘투쟁과 협상의 균형’을 강조하며 국회 등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균형은 매우 중요하고, 그만큼 힘들다. 제41대 의협 집행부는 13만 의사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것이며, 대통령 선거를 눈 앞에 둔 현 시점에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하되, 필요 시 투쟁을 불사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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