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치료 건강보험서 분리해 건보 재정 누수 막아야”
“한의치료 건강보험서 분리해 건보 재정 누수 막아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7.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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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환 광주시의사회장, 의협 출입기자단 인터뷰서 강조
“과학적 검증 안된 한의치료 수가 등재는 혈세 좀먹는 행위”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이 없는 한의사가 무분별하게 한약을 처방할 경우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오히려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의학과 근원이 다른 한의학을 건강보험에서 분리해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를 막고 국민들이 자신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줘야합니다.” 

박유환 제14대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한방 정책’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입증 없이 ‘소비자 단체들이 찬성했다’는 근거만으로 범의료계의 반발 속에서도 첩약 급여화를 추진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시범사업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만 연간 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부터 경혈을 두드려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을 비급여로 적용해 건강보험 행위로 인정받도록 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건강보험료를 매달 내는데도 한의학을 신뢰하지 않고, 평생 한의원에 한 번도 가지 않은 국민들이 대다수일 것”이라며 “한의사협회는 첩약 급여화에 대해 ‘국민의료비 부담을 완화시킨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몇 백원짜리 소염진통제로 조절할 수 있는 월경통에 15만원 이상의 한약을 먹이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비용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월경통은 여성의 질환 중 흔한 질환이긴 하지만, 나중에 난임이나 난소암을 유발할 수 있어 제때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한의사의 무분별한 한약 처방으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의학과 근원이 다른 한의학을 건강보험에서 분리해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를 막고, 국민들이 자신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권익단체의 로비에 따라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감정자유기법 등의 치료법을 수가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은 국민의 혈세를 좀먹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1문 1답.
 
Q. 임기를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회무 추진 방향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약은.

“광주광역시의사회 제14대 집행부는 40명의 임원으로 구성돼있다. 앞으로 3년 임기동안 ‘건강한 광주, 시민과 함께’ 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광주광역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로 회무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회원명부 제작과 함께 의사회 역사를 정리하면서 코로나19상황에서의 광주시의사회 활동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진행하고 있다.”
 
Q. 의사회는 2019년부터 시작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사회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추진 진행상황과 어려운 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의사회는 올해 2건의 제보된 사건에 대해 전문가평가제 심의를 했다. 1건은 대리 수술에 대한 내부 고발 형사사건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긴급하게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다른 1건은 허위·과잉 진료에 대한 내부 제보로 두 번의 심의회의를 했으나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보건복지부 등 중앙기관에서 조사 중이라 결과를 관망하고 있다. 

특히 아직 의사들 사이에서도 전문가평가제에 대해 인식이 부족해 제보가 많지 않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경찰이나 행정적인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를 얻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향후 의사면허관리원이 의협 내에 생긴다면 전문가평가제가 더욱 강력한 권한을 갖고 의료계 내에서 자정작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Q. 최근 광주 지역 척추전문병원에서 발생한 대리수술 의혹 사건에 대해 광주시의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해당 병원에 대한 전문가평가단의 조사는.

“방송에서 문제된 당일 오후 바로 전문가평가단 회의를 진행하면서 상황을 파악한 결과, 동업자들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제보자가 가지고 있는 파일과 기록물, 해당 병원의 소명 자료를 취합해 양측의 의견을 들었고, 형사고발 사건이라 이후 의협 중앙윤리위원회로 사건을 회부해 신속히 사건을 처리했다. 의협이 대검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Q. 광주지역의 의료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병원급 공공의료기관이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내외 광주의료원 설립 움직임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145만 인구의 광주광역시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2곳이 있고, 전공의 수련병원으로는 광주기독병원과 광주보훈병원이 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중형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밀집현상은 물론, 대학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에 따라 병원 신축이 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거액의 세금을 들여 광주에 공공의료원을 신축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인 관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공공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가성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과 노조 문제로 전주의료원이 폐원하기도 했다. 광주의료원 설립에 여러 의견들을 모아 신중한 결론에 도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만, 감염관리 등에 집중적인 의료원이 설립된다면 지역 의료계는 인적·물적인 뒷받침을 충분히 할 예정이다.”
 
Q.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현지조사, 확인, 실사를 받은 회원들을 혼자 두지 않겠다 약속했다. 약속 이행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정부기관의 실사에 대비해 대한의사협회는 회원권익위원회를 정식으로 발족해 단순민원, 심층민원, 협업민원 등으로 구분한 뒤 중앙과 지역의 소통을 위한 카톡방과 ‘잔디’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기적으로 회원의 고충을 처리하고 있다. 실사 문제는 회원들이 정부기관으로부터 실사를 받기 전 지역 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올리면 실사가 나오는 당일은 물론, 이후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Q. 의협 정관에 따르면 시도의사회는 의협 산하지부로, 협회에서 위임하거나 지시한 사항을 신속히 처리하고 그 결과를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부 시도의사회에서는 의협 집행부에 대해 협조하면서도 ‘견제도 하겠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16개 시도의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때론 의협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시도의사회장의 의견 청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마찰을 빚는 경우도 있었다. 정관상 의협의 산하지부이긴 하지만, 의협이 시도지부에 대한 인사권과 급여 결정권은 없을 뿐만 아니라, 지부에서 올려 보낸 회비로 의협이 운영되고 있다. 시도의사회의 도움없이 의협이 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목표는 같지만 일방적인 지시보다 소통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Q. 이필수 의협회장은 투쟁과 협상의 균형을 강조하며 국회 등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이필수 회장은 현 정부와 의료계가 합리적 협상을 먼저 하고 이후 투쟁을 통해 사안을 타개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그 일환으로 3%의 수가협상 체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보류, 의사면허박탈법 저지, 비급여보고 유예 등 대처를 잘하고 있다. 다만 여당의 ‘입법 놀이’에 다소 끌려다니는 느낌도 든다. 지난해 9.4 의정합의 당시 유예됐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법안이 오는 11월경 백신 접종 완료 후 코로나가 진정되면 언제든지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협의회와 함께 항상 투쟁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Q. 연이어 터진 대리수술 의혹 사건으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국민 98%가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며 국민 여론을 바꿀 방안은.

“CCTV가 대리수술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영상 유출이나 의료진의 소극적 진료 유발 등 부작용이 매우 크다. 집이나 사무실에 강도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해서 CCTV 설치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수술실도 CCTV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수술실은 TV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동적인 공간인데다, 인체가 그대로 드러나 보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수술실 CCTV 설치 문제와 관련해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현실을 보이도록 할 예정이다.”
 
Q. 광주 광산구의사회 임시총회에서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수술실 CCTV 의무화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오갔고, 분위기는 어땠는지.

“지난 4월 이용빈 의원과 광산구의사회원 및 각 구 의사회장들이 모여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회원들은 CCTV 촬영물의 불법 유출 문제는 물론, 필수의료인 외과계 의사들이 위축돼 위험 수술 기피와 전공의 지원 미달 등 국가의 건강 기조를 흔드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중소병원 및 의원들이 짊어져야 할 비용·관리 인력, 책임소재에 대해 대책을 묻기도 했다. 가장 큰 설치근거인 대리수술을 막기 위한 방안 중 CCTV 설치는 환자 인권을 고려치 않고 의사·환자 간의 신뢰를 해치는 가장 ‘하책’이라는 의견과 함께, 굳이 설치한다면 수술실 복도·출입문에 설치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Q. 광주 지역은 다른 시도에 비해 한방병의원 수가 많다. 환자 유치 경쟁, 보험범죄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상황은 어떤지.

“전국에 한방병원이 440곳 정도 되는데, 광주광역시에만 87개로 다른 시도에 비해 인구 수 대비 월등하게 많다. 특히 사무장 병원 형태로 개설되는 한방병원이 많을 뿐만 아니라, 경쟁이 심하다보니 불법환자 유치, 과잉진료, 실손보험이나 자동차 보험 관련 불법행태가 발생한다. 최근 들어서는 성업하던 한방병원이 갑자기 폐업하고 사라지는 일명 ‘한방 떴다방’ 문제도 심각하다. 가장 많은 형태로 ‘양·한방 협진’이란 미명 하에 경험 없는 젊은 의사나 은퇴한 의사를 고용해 허위·과잉진료를 유도해 의사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빈번하다.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는 수련받던 젊은 의사가 잠깐 근무했던 한방병원에서의 허위진료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Q. 원격의료에 대한 의견은.

“원격 의료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는 법적 분쟁과 장기간의 원격 투약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나 급성기 질환 등 이에 상응하는 문제로 대면 진료가 꺼려지고 힘든 상황에서 기존의 만성 질병 관리 차원에서의 원격진료는 허용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회원들과 항상 함께하는 의사회를 만들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지 회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심평원과 공단, 유관기관들과의 불편함을 없애고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어려운 이웃도 챙기면서 광주시민과 함께 하는 의사회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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