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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은 주는데, 인턴 주치의 담당환자가 급증한 이유는?
근무시간은 주는데, 인턴 주치의 담당환자가 급증한 이유는?
  • 김광주 기자
  • 승인 2021.04.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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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법 시행 후 인턴 주치의 담당환자 약 2배 증가
기피과 중심 전공의 줄면서 인턴이 주치의 역할 떠맡아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인턴의 근무시간은 줄어드는데 주치의를 맡는 환자의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사들을 위한 보안메신저 플랫폼 메디스태프와 진행한 2020년 전공의 병원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전공의 한 명이 주치의로서 정규 근무시 담당하는 환자 수는 평균 32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인턴 주치의의 담당 환자수는 평균 16명에서 19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평균 33명으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수련병원이라 하더라도 보통 레지던트가 주치의를 맡기 때문에 인턴이 주치의를 맡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결국 인턴이 주치의를 맡는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레지던트 부족으로 인턴이 그 빈자리를 메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 2016년 116시간에 근접하던 인턴 전공의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2020년엔 88시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말부터 개정된 전공의의 법정 근무시간을 단축시키는 전공의법 제7조가 적용되면서 인턴을 비롯한 전공의의 법정 근무시간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인턴 주치의가 담당하는 환자 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선 전공의들은 주 80시간 전공의 근무규정에 더해 기피과 인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한 서연주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 80시간 근무 규정으로 인해 기존 업무를 대체할 인력을 인턴 주치의로 충원한 것”이라며 병원들이 인력 부족 사태에 대해 “단순한 해결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공의인 서 이사는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소아과 레지던트에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아서 응급실 주치의로 인턴이 근무하고 있다”며 “예컨대 5명의 레지던트가 필요한 과에 레지던트가 4명 뿐이면 한 명은 인턴으로 충당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결국 각 수련병원들이 수련시간 단축과 기피과 정원 미달으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를 당장 활용이 가능한 인턴으로 대체함으로써 당장의 급한 불을 끄고 있는 셈이다. 

다만 서 이사는 이번 대전협의 조사 결과가 “보건복지부나 정부기관의 설문이 아니기 때문에 모집군의 편향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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