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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솜씨가 아닌데'··· 종합병원에 도착한 의문의 그림들
'아마추어 솜씨가 아닌데'··· 종합병원에 도착한 의문의 그림들
  • 김광주 기자
  • 승인 2021.03.2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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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을지대병원서 암수술 받은 화가 김정씨, 그림 10여점 기증
입원기간 병원 풍경·직원 표정 등 스케치, 의료진에 감사 전달

지난 18일 노원을지대학교병원에 병원의 풍경과 의료진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 그림 10여점이 도착했다. 그림은 한 눈에 보기에도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솜씨였다.

그림을 보낸 사람은 유명 화가이자 전직 미술대학 교수인 김정(金正)씨. 김씨는 지난 해 9월 이 병원에서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로봇수술을 받았다. 다시금 건강을 되찾은 김씨가 자신에게 소중한 일상을 되찾아 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입원기간 10일 동안 의료진과 병원 곳곳의 풍경을 스케치한 그림을 전달한 것이다.

김씨는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7차례나 연 화가이자, 전공 논문만 31편, 저서가 20여 종에 달하는 원로 학자다. 50여 년을 연구와 전시에 매진해왔다.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작년 8월말, 갑작스럽게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그는 “지난 해 8월 30일부터 소변이 안 나와서 불편했는데 그 다음날 참을 수 없는 아픔에 구급차를 타고 노원을지대학교병원에 도착했다”라며 “차를 탄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고통이 너무 심해 기억이 전혀 안 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은 더욱 좋지 않게 흘러갔다. 검사 결과 전립선암이란 진단을 받은 것이다. 갑작스러운 암 선고에 덜컥 겁이 났다고 했다. 결국 지난 해 9월 1일, 이 병원 비뇨의학과 유탁근 교수로부터 로봇수술을 받았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은 지금까지 로봇수술을 800례 이상 실시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입원한 상태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자 건강도 점점 회복됐다. 몸이 나아지니 비로소 주변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병실 창밖을 통해 보이는 풍경, 병실에 같이 머물던 환자들, 담당 교수의 따뜻한 표정 등이 눈에 들어왔고, 평소 하던 대로 병원의 이곳저곳을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화가 김정 씨가 그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전경
▲화가 김정 씨가 그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전경

김 씨는 “따뜻하게 돌봐준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더해 틈틈이 그린 그림만 10여 점이 넘는다”며 “그림 그리는 행복을 되찾게 해주신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입원기간 그린 그림을 병원에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8층 병실에서 바라본 도봉산 전경
▲노원을지대학교병원 8층 병실에서 바라본 도봉산 전경

주치의인 유탁근 교수는 “어려운 치료과정을 잘 극복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오히려 소중한 선물을 주셔서 더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화가 김정 씨 주치의였던 비뇨의학과 유탁근 교수
▲화가 김정 씨 주치의였던 비뇨의학과 유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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