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만 유독 엄격한 듯한 법률, 책으로 설명드릴게요."
"의료계에만 유독 엄격한 듯한 법률, 책으로 설명드릴게요."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2.0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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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성훈 변호사의 법률진료실' 펴낸 전성훈 변호사
"법원도 의료계 특수성 인정하지만 면죄부시 파장도 고려해야"
의료계 인연 깊어 '변의사' 별칭···"의사 구속판결 가장 안타까워"

“의료단체를 조력하면서 의료실무와 법률 사이의 간극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법이 왜 의료계에만 더욱 엄격한 것처럼 느껴지는지 이 간극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전성훈 변호사(법무법인 한별·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는 최근 출간한 ‘전성훈 변호사의 법률진료실’(이하 법률진료실)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법률진료실은 지난 6년간 의사신문과 의료전문매거진 서울의사를 통해 기고했던, 의료현장의 각종 법적 이슈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다양한 조언을 제공한 경험을 담은 칼럼을 묶어낸 책이다. 

전 변호사는 서울시의사회에서 법제이사를 맡고 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동료변호사들은 '농반진반'으로 그를 ‘변의사(변호사+의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전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의료 사건을 다루긴 했지만 민사 사건 중심이었는데, 의료인 단체를 조력하게 되면서 다양한 이슈를 접하게 됐다"며 "면허 관련 행정 사건은 물론,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형사 사건까지 다루면서 사건의 범위가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계와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지만 전 변호사는 법이 유독 의료계에만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다루다 보면 법으로 손쉽게 재단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법적 처벌이 내려지면 '법이 의료계에만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전 변호사는 “법원도 의사가 신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다른 분야보다 의료계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법이 의료계에 더 엄격한 것이 아니라 다른 직군과 똑같이 보고 있다”고 했다. 법원이 의료과오소송에서 의사의 책임을 인정할 때에도 그 배상액을 제한하는 법리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과오소송에서 의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비율이 일반 사건보다 낮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다만 사법기관 입장에서 실무적 요소들을 고려해 특정한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줄 경우 의료계에 미치게 될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는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면 ‘실무상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더라도 법원이나 검찰은 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의료기관을 운영할 때 문제점은 없는지 사전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 변호사는 "의료 분야가 방대한 만큼 시정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며 ‘의료계와 정부의 신뢰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비롯해 △감염병 대응을 위한 보건소 개편 △의사면허관리체계 개혁 △비대면진료에 대한 로드맵 결정△의정협의체 활성화 등을 꼽았다. 

전 변호사는 "의료정책과 제도의 칼자루를 쥔 정부가 의료계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고, 의료계도 각 과별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각 과에서도 의사단체의 결정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만큼 의사단체와 오피니언 리더들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고말했다. 

여론의 입맛에 따라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의료 관련 입법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전 변호사는 "법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의료법 자체가 진취적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여론에 편승해 충분한 검토 없이 단순히 '발의 법안 수 늘리기' 차원에서 시도되는 무분별한 입법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한 명이 검토해야 할 법안 건수가 인구 대비 미국의 14배, 프랑스의 20배, 영국의 90배에 이르는 우리 현실이 정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 변호사는 그동안 법의 시각에서 의료 현장을 지켜보면서 “의료 분쟁을 형사화해 해결하려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의사를 구속까지 하는 판결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런 판결들의 내용을 보면, 환자측과의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것 말고는 구속이 필요한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기에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최근 대법원이 법정구속에 대한 예규를 개정해 이전에는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구속했다면, 이제는 구속할 만한 사유가 인정돼야 구속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고 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의사에 대한 법정구속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누군들 법적 소송에 휘말리고 싶어하겠냐만 현실에서는 부득불 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이 경우 좋은 변호사를 고르는 팁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남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될지는 첫 만남에서 얼굴을 보고 몇 초면 결정된다는 말처럼, (변호사 선택에도)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호사를 직접 만나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호사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 당신을 만나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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