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기관 평가 '만점'의 위용··· “응급-임상 간 유기적 협업이 비결”
응급의료기관 평가 '만점'의 위용··· “응급-임상 간 유기적 협업이 비결”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2.0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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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철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
지난해 전국 125개 지역응급의료센터 대상 평가서 전국 1위
임상과와 2주에 한 번 만나 소통, 자유롭게 건의하는 문화 구축
감염환자 입출구 따로 둬···재전원 지표 등은 현실 맞게 개선 필요

국내 의료기관의 응급실 환경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점점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의 응급센터를 대상으로 정부가 실시하는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서울병원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가 전국 125개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응급의료기관 평가’ 최종 결과에서 전체 평가항목 만점을 받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의 응급센터 운영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이대서울병원이 시설, 인력, 장비 등 필수영역 부분은 물론, 중증 환자 재실시간, 분담률, 구성비, 최종치료 제공률, 전입중증응급환자 진료 제공률 등 모든 지표에서 만점을 받은 것. 평점 100점, 서울지역 1위는 물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의사신문이 이러한 성과를 달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한철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사진>을 만나 그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Q. 이번 평가에서 1등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접근했나?

“특별히 그렇지는 않다. 사실 전국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응급의료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병원을 개원하자마자 평가가 실시돼 (수련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전공의 없이 교수들로만 의료진이 구성됐고, 무엇보다 응급의학과 의료진과 다른 진료과목 당직 전문의들과 협조가 너무나 잘 이뤄지고 있다. 또 최신 시설과 장비를 구축해 중증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골든타임 내에 신속한 검사와 진단이 잘 이루어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Q. 모두 만점을 받긴 했지만 어느 항목이 충족하기가 가장 어려웠나? 

“모든 항목이 어렵지만 역시 타과와의 협진이 가장 힘들었다. 특히 중증응급환자는 최대한 빨리 필요한 임상전문의를 ‘콜’ 해야 하는데, 가장 어렵고 미스도 많이 나는 항목이다. 센터를 처음 세팅할 때부터 각 진료과 간 협진, 중환자실 전원, 일반병실로의 전원 등이 잘 이루어지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Q. 전반적으로 ‘전문의 직접 진료’ 항목을 충족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평가다. 각자의 주장과 자존심이 강한 전문의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건데, 어떻게 해결했나. 

“응급의학과와 다른 임상과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고 있다. 일례로 다른 병원에서는 보통 응급의학과와 각 임상과 간에 분기에 한 번 정도 정기회의를 갖지만 우리는 매달 개최하고, 2주에 한 번씩 (별도) 미팅을 갖는다. 각 진료과 과장들끼리도 수시로 만나거나 연락하며 의견을 교환한다. 병원 전반적으로 모든 의료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항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 중이다. 이는 신생 대학병원이 갖는 특성이기도 하다.”

Q. 의료진의 열의도 중요하지만 병원 경영진의 의지도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의료진은 물론 병원 경영진도 병원 개원 당시부터 남다른 의지를 갖고 최고의 응급의료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 장비 등 모든 부분에 전폭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개소 당시 8명으로 시작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지금은 14명이나 있다.”

Q.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이들이 원내 감염을 우려하는데, 안전한 이송체계와 시설이 잘 갖춰져 있나?

“과거 메르스 당시 경험을 토대로 진료영역 통로는 물론이고 일반환자와 감염환자의 입원경로를 아예 다르게 설계해 입·출구부터 따로 뒀다. 현재 병원에 A, B, C관이 있는데 일반환자는 A·B관, 감염환자는 C관으로 이송하고 있다. 

음압공조시스템도 감염환자용과 비감염환자용을 설계 때부터 따로 구축했다. 이외에도 병원 옥상에 닥터헬기 착륙장을 운영하고 있고, 응급의료센터 주변 복도에는 각종 의료가스 설비를 설치했다. 재난의료팀도 별도로 운영하면서 응급의료 종사자를 위한 재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7년 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 자극이 됐냐고 묻자) 아무래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병원이 개원해서 그런지 응급센터는 물론 병원 전반적으로 누구보다 잘 해 보자는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Q. 정부의 응급의료기관 평가 항목에 실제 의료현실과 동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항목은 없었나. 

“사실 정부가 제시하는 모든 지표항목이 단순히 만들어진 게 아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고민 끝에 나온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서로 상충될 수밖에 없는 항목은 지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불시점검에서 외부에서 전원 문의 전화가 왔을 때 전문의가 직접 받지 못하고 간호사나 코디네이터가 받게 되면 전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점수가 깎이는데, (전문의가) 진료에 집중하지 않고 전화를 받으면 이것도 감점 요소가 된다. 병원별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신속 진료 시스템 구축 여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재전원 지표의 경우도 타 병원에서 전원된 환자를 재전원시키면 무조건 점수가 깎이는데, 경증환자는 (중증질환 진료가 본연의 역할인) 대학병원으로서 재전원시키는 게 당연하다. 중증환자라 하더라도 뇌출혈처럼 (이미 출혈이 돼버려서) 수술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무조건 수술하기 보다 요양·재활병원으로 재전원하는 게 올바른 조치다.

결국 질환코드명으로 평가를 하다 보니 임상 현실에 적합하지 않은 지표가 발생하고 있다. 평가 자체가 목적이 아닌 만큼, 진정으로 응급환자에게 필요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평가항목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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