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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의료 환경 개선이 유일무이한 목표"
"전공의 수련·의료 환경 개선이 유일무이한 목표"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9.28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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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회장 출마자 인터뷰] 신비대위 출신 기호2번 한재민 후보

“민초로부터 시작된 목소리가 중앙으로 전달되게 하겠습니다.”

25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1층 카페에서 24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 기호 2번 후보자 한재민을 만났다. 한 후보는 보라색 수술복 위에 걸친 하얀 가운을 휘날리며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다. 뛰어 오는 한 후보의 왼쪽 가슴에는 가운 주머니에 달린 ‘반창고 테이프’가 달랑거렸다. 그는 인턴이다. 

25일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만난 한재민 후보.
25일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만난 한재민 후보.

Q.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저는 ‘민초의 위치’에 있었다. 단체행동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느꼈다. 열정이 다른 사람에 비해 컸다. 신비대위 위원으로 이런저런 역할을 했다. 신비대위와 구비대위의 화합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게 됐는데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 열정을 이어가고 싶었다. 폭력적인 병원 복귀 선언 때문에 전공의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저라는 대안이 떠오른 것 같다. 힘들지만 많은 응원과 도움이 있어 비교적 잘 헤쳐나가고 있다.

Q.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동의한다. 대전협 집행부 출신이 아니어서 미숙한 점도 분명 존재하고 배워야 할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누구보다 현 사태에 대해 순수한 열정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회장이 인턴이라고 팀 전체가 인턴이 아니듯이, 많은 업무와 의사 결정에 있어 참모들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참고 할 것이다. 어떠한 이해 관계도 얽혀 있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오로지 전공의 수련환경과 의료 환경의 개선만이 유일무이한 목표다.

Q. 지난 단체행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처음에는 대전협 비대위가 이끈 단체행동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8월7일보다는 14일이, 그리고 22일 이후의 모습에서 점점 더 짜임새가 느껴졌다. 로드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체행동의 대오다. 발걸음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해야한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데 아는 정보가 다르면 공감대가 크지 않은 것이다.

Q.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인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한다고 해서 정치색을 가지고 투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 법안과 관련해서는 상설감시기구라든지 의정협의체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이것이 투쟁의 형태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나 국회에서 보여주는 액션에 대해 걸맞은 리액션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문제 법안을 법사위에 올렸다든지, 입법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명확할 때 단체행동을 해야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합의문이 있는 상태에서 국회나 정부에서 이를 깨뜨리려고 하는 지점이 생긴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Q.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협의회의 진정한 회복이 필요하다. 집행부에 의해서, 소수에 의해서, 1인에 의해서 폭력적으로 결정되는 의사결정은 안 된다. 전공의 모두가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고, 대표성을 띤 사람들이 무게감(책임감)을 느끼고, 대의원과 대표들이 총회에서 대의민주주의를 간접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협의회의 진정한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Q. 대의원 의장과 회장의 권한을 분리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데, 이 공약이 그 연장선인가

그렇다. 지금의 대전협은 마치 대통령제와 같은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집행부가 필요하지만,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의원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전공의 대표들이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가진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이사를 활성화시켜 직접 회의를 주최하게 하고 집행부는 단상 위가 아닌 아래에서 대의원들의 대의를 따를 수 있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Q. 특히 ‘병원별’ 노조 설립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인가

2007년 대전협에서 노조를 만들었지만 실패했던 이유가 중앙집권적인 노조 구조 때문이다. 병원별 노조는 인턴장, 의국장처럼 병원 안에서 전공의들이 쉽게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는 구조다. 당장 전공의가 환자 컴플레인을 받아 시말서를 쓰게 됐을 때 병원에서 바로 전공의를 변호해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구조를 바랬다.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구조가 병원별 노조라고 생각했다.

Q. 중점을 두는 과제가 있다면

대전협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정책을 풀어냈다. 정책을 풀어가는 데 있어서 전략적 순서는 있을 수 있다. 대전협 내부적으로는 지역이사를 통한 대의원 중심의 협의회 회복 과제와 병원별 노조의 활성화가 서둘러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Q. 신-구 비대위 갈등과 전공의 분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있나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갈등의 골이 깊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타의적인 봉합의 방안보다 서로의 장단점을 모든 전공의 회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선거를 통해 깔끔하게 판가름 받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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