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사 6월호 낭만닥터 인터뷰(남혁우 남정형외과의원 원장)
서울의사 6월호 낭만닥터 인터뷰(남혁우 남정형외과의원 원장)
  • 의사신문
  • 승인 2020.05.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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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의 인연은 운명, 앞으로도 쉬지 않고 달릴 계획입니다” 

수영, 복싱, 야구, 아이스하키… 다양한 운동을 즐겼던 남혁우 원장은 우연히 ‘달리는 삶’에 빠졌다. 한강 변 조깅은 마라톤으로 이어졌고, 철인3종 경기로 정점을 찍었다. 이제 달리기는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선선한 바람에 싱그러운 나뭇잎이 흔들리는 뛰기 좋은 계절에 남 원장을 만났다. 

의료계 ‘만능 스포츠맨’ 남혁우 원장은 정말 못하는 운동이 없다. 봄에는 낚시와 골프, 여름에는 서핑과 다이빙, 가을에는 야구와 캠핑, 겨울에는 스키(모굴)와 스케이트 그리고 빙어낚시를 즐긴다. 제철 음식이 가장 맛있듯 제철 운동이 가장 즐겁다는 남 원장이다. 

그가 운영하는 중랑구 남정형외과의원에 들어서면 처음 내원하는 환자들도 ‘원장님의 스포츠사랑’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다. 2006년 WBC 세계 4강 한국야구 대표팀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부터 창단 회원이기도 한 의사아이스하키동호회 ‘ClubFoot’ 단체 사진, 우리나라 최고의 스키 선수이자 그의 스승인 강지영 선수의 사진, 유명 배구 선수들의 사인볼까지…. 무엇보다 달리는 의사로 유명한 남 원장의 마라톤 역사가 담긴 사진이 시간순대로 걸려있어 눈길을 끈다. 그뿐인가. 진료실에는 골프대회 상패들과 헬스로 다져진 탄탄한 몸으로 바이크(자전거)를 탄 채 촬영한 프로필 사진이 존재감을 뽐낸다. 이쯤 되면 ‘한 명의 사람이 이 많은 스포츠를…?’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남 원장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기어이 운동 시간을 만들어낸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끊임없이 체력을 단련하고, 그 과정을 통해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영장과 헬스장, 복싱장이 문을 닫아 달리기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어 내심 아쉬운 눈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아침 수영으로 하루를 열고, 점심엔 헬스, 저녁엔 달리기나 복싱 혹은 테니스를 번갈아 가며 했어요. 주말에는 20km 이상 장거리 러닝을 하거나 바이크(자전거) 라이딩을 해요. 여러 종류의 운동을 하지만 모든 운동의 베이스는 달리기라고 생각합니다. 아프지 않고 누구보다 잘 달리고 싶어서 언제나 노력하죠. 사실 매일 10km의 러닝은 나와의 약속인데… 말처럼 쉽지 않아서 수영, 복싱 등 여러 운동을 번갈아 하게 된 겁니다. (웃음)”

달리기만 하다 보면 근소모가 많아져 점심시간마다 헬스장을 찾기 시작했다는 남 원장. 내친김에 몸만들기에 도전해 멋진 프로필 사진들을 남겼다. 그 뒤로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두 달 간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남들은 평생 한 번 도전하기도 어려운 일을 꾸준히 실천에 옮기는 그다. 또 달리기로 인해 하체로 부하가 편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남 원장은 수영과 바이크(자전거)를 시작했고, 그 길로 철인3종 경기에 도전했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 순의 철인3종 경기는 세 종목을 연달아 실시한다. 체력과 인내심이 극한에 치닫는 경기로, 결코 아무나 소화할 수 없다.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완주할 만큼의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남 원장도 철인3종 경기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달리기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는…. 

“2012년 겨울, 갑자기 찾아온 목디스크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어요. 우측 요골신경 부분 마비까지 왔었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도 힘들더군요. 수술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가 큰형(남현우 삼성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과 서승우 교수님(고대구로병원)에게 달리기를 권유받았어요. 큰형은 그간 지구 2바퀴 거리를 달려온 분이고, 서 교수님은 풀코스 마라톤 300회를 완주하신 분이에요. 두 분 덕분에 달리기에 입문했어요.”

그해 겨울, 한강 변의 바람은 매서웠다. 가만히 서 있어도 코끝이 시린 한겨울에 맞서 남 원장은 달리기 시작했다. 한 스텝, 두 스텝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척추를 곧게 세우고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니 팔이 따라서 움직였다. 달리기의 단순 반복 동작은 목과 어깨 주변에 뭉쳐있던 근육을 이완시켰다. 밤새 남 원장을 괴롭히던 능형근 방사통(날개뼈와 척추를 연결하는 근육의 통증)은 점차 사라졌고, 오히려 시원해졌다. 반복되는 달리기 동작은 해부학적으로 척추와 뼈와의 연결 없이 큰 근육으로 붙어있는 상지 근육도 이완시켰다. 그간 목디스크로 눌린 신경이 지배하던 근육이 불안정하게 수축돼 만들어진 압통점(신체의 한 부분을 누를 때 통증을 느끼는 곳)도 해결되기 시작했다. 

“제가 빠르게 달릴 줄 알았다면 척추의 수직압력이 더 크게 작용해 안 좋았을 텐데… 당시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터라 6~7km/hr 정도의 조깅 수준이었죠. 덕분에 해가 되지 않고 도리어 척추가 강화된 것 같아요. 그때 ‘달리기와 내가 인연이 있구나’ 느꼈죠. 한겨울 추위를 뚫고 나 자신과 씨름하다 보니 뛰는 거리도 늘고, 통증도 없어지고, 상쾌하고 가벼운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약간의 피로감은 숙면으로 이어지고요. 그렇게 달리기는 제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남 원장은 달리기의 마법에 매료됐다. 육체적인 고통에서 해방되면서 그는 더욱 자유롭게 달리는 삶을 이어나갔고, 마라톤 세계에 뛰어들었다. 특히 제주도 반 바퀴(100km)를 뛰었던 ‘울트라 마라톤’은 그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사실 저는 ‘달리는 의사’로 명함을 내밀 단계가 아닙니다. (웃음) 기라성 같은 달리는 의사 선배님들이 정말 많죠. 그런 제게 울트라 마라톤 단체전 우승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마라톤 동아리 KUMA에서 대장님이라 불리는 김학윤 선배님(김학윤정형외과의원 원장)께서 제안해주셨는데, ‘완주만 하자’는 심정으로 함께했죠. 영광스럽게도 대회에서 1등을 하고, 국제대회 포디움에 당당히 서는 행운을 거머쥐었어요.”

한 편의 드라마를 경험한 남 원장은 팀원들과 함께 또 한 번의 도전을 계획한다. 바로 울트라 마라톤 연속 우승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마라톤 구력이 얼마 되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남 원장. 그럼에도 팀을 위해 달리기로 결심했지만 결국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다행히 팀은 2등을 기록해 다시 영광을 안았지만, 부상은 남 원장의 발목을 잡았다. 잠시 쉬어갈 법도 하지만 그는 수영과 바이크(자전거)를 통해 회복 기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 후배 양재혁 교수(한양대학교 정형외과)가 철인3종 경기를 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타고난 스포츠맨을 누가 말릴 수 있으랴. 그렇게 철인3종 경기에 입문한 남 원장이다. 

울트라 마라톤 이외 그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건 ‘철인 킹코스 경기 완주’다.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달리기 42.195km로 이어지는 철인 킹코스 경기는 총 226km를 완주하는 코스다. 웬만한 선수도 완주하기 어려운 종목을 남 원장은 13시간 24분 10초 만에 완주했다. 첫 마라톤 완주부터 올림픽 코스 3종 경기 완주, 울트라 마라톤 완주에 이어 8개월간 준비한 경기였다. 바이크(자전거)를 타며 늦여름의 푸르름을 바라봤던 순간, 마지막 2~3km를 남기고 홀가분하게 달리던 순간,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던 순간… 여전히 남 원장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어린 시절 피아노 선생님께서 바이엘 상·하권을 다 배웠다며 야구공과 배트를 선물해주셨어요. 워낙 운동을 좋아했고 특히 공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했던 터라, 그 순간 피아노와는 영원히 작별했죠. (웃음) 정형외과를 택한 이유도 좋아하는 운동과 관련됐기 때문이었어요. 운동하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전문성을 통해 환자들에게 올바른 운동요법을 안내해드리고 싶어요. 특히 달리기를 하면서 달리기 부상에 관심이 커져서 나름 독학 중입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 영국 스포츠의학회 잡지를 정기구독하면서요.” 

남 원장은 평소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는 선별 후 병원급 진료를 받도록 돕지만, 비수술이 가능한 환자에겐 생활태도 개선과 운동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정형외과 의사로서 환자에게 정형외과 질환에 도움 되는 제대로 된 운동요법을 알려주는 게 주요 관심사다. 그러려면 운동선수 이상으로 운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남 원장 역시 이를 간과하지 않는다. 

“보통 환자에게 ‘운동하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저는 다양한 운동을 경험했기 때문에 환자 환경과 취향에 맞는 운동요법을 안내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달리기나 운동을 하는 환자들에게 늘 노력하고, 공부하는 전문성을 가진 의사로 남고 싶어요.”

남 원장의 부친은 영등포구의사회장을 역임했던 故 남상혁 박사다. 영등포 역전 앞에서 일반외과 의원을 운영했던 부친의 모습을 남 원장은 선명하게 기억한다. 소탈하고 인자하며 유머러스하게 환자를 진료하던 부친처럼 그 또한 환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환자도 나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다가가려 노력해요. 지역 환자들에게 푸근하고 믿을 수 있는 의사로 남고 싶어요. 그게 의사로서 바람입니다. 또 한 가지 꿈이 있다면 언젠가 달리기부상 클리닉이나 스포츠부상 클리닉을 만들고 싶어요. 1층은 카페 같은 공간, 2층은 진료 공간, 3층은 재활 공간으로요. 꿈을 향해 계속 달리다 보면 언젠가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남 원장은 언제 어디서나 달릴 것이다. 잠시 자신을 잃기도 하고, 다시 자신을 찾기도 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는 귀한 일생이라는 의미다. 남 원장은 달리는 하루하루를 통해 건강하고 소중한  삶을 일궈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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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협 2020-06-04 17:17:14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김동하 2020-05-22 08:09:52
이렇게 대단하신데도 갓 달리기 시작한 학생들을 무한히 배려해주시고 챙겨주시는 선생님! 페이스 맞춰주시며 제 한계까지 끌어올리게 한 작년 한강 20km 달리기 연습은 평생 못잊을것 같습니다. 선생님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받아가길 기원합니다!

김영하 2020-05-22 00:48:55
존경합니다 남혁우 선생님:)

Jjkim 2020-05-21 23:52:11
대단하십니다
디스크가 온 몸을, 달리기로 완치하기란 보통 힘든일이 아니셨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