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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닥터, 너마저'···의료계도 '유튜브' 열풍
[신년특집] '닥터, 너마저'···의료계도 '유튜브' 열풍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1.06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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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보는 인기 끌기 어렵단 통설 깨고 의료계도 스타 유튜버 등장
수입 목적인 여타 유튜버와 달리 '소통의 장' 확대하려 유튜브 뛰어들어
병원·의료단체도 가세···아산병원 구독자 6.4만 선두, 세브란스·삼성 뒤이어

전세계를 몰아치는 '유튜브' 열풍이 급기야 의료계까지 밀려들고 있다. 

그동안 의료분야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기 어렵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가볍고 재미있는 영상 위주로 인기를 끄는 유튜브의 특성상 딱딱한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의료 분야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가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 외연을 확대하면서 유튜브에서 전문지식을 찾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의료계에도 유튜브 붐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닥터프렌즈'처럼 의사들이 직접 나와 의학지식을 설명하면서도 이를 여느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게 쉽고 재밌게 풀어주는 유튜브 채널이 속속 등장하면서 그동안 유튜브에서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지던 의료계마저 유튜브의 광활한 영토에 본격 편입된 것이다.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이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는 대부분 ‘의료정보’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고 있다. 진료실에서 미처 물어보지 못한 질병이나 질환, 시술에 대한 정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정통적인 방식이라면 최근엔 의과대학이나 의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칫 어렵고 딱딱해지기 쉬운 의료 정보를 농담을 섞어가며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그동안 대중들에게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였던 의사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튜브는 의사들에게도 새로운 의학지식을 습득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외과의사들은 새로운 의료 장비를 사용해야 할 경우,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고 예습하기도 한다. 유튜브가 ‘외과의사’들을 위한 학습 도구가 되어주는 셈이다. 

하지만 유튜브가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숙주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위 일부 '쇼닥터'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소개하면서 일반인들이 이를 맹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의사 유튜버, 딱딱한 의료정보 쉽게 풀어내 인기

‘유튜브’는 당신(You)과 브라운관(Tube, 텔레비전)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다. '유튜버(Youtuber)'는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이유는 특별한 투자 없이 마이크와 조명만 있으면 누구나 1인 유튜브를 개설해 광고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억대' 연봉을 받는 의사들의 경우 환자들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즉, 평소 진료실에선 시간 관계상 혹은 여건상 제공하기 어려웠던 의학 지식을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제대로 전달해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취지를 살려 현재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 중엔 단연 '닥터 프렌즈'를 꼽을 수 있다.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과를 전공한 젊은 의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닥터 프렌즈'는 현재 구독자가 50만 명에 달한다. 최근엔 오프라인에서 팬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닥터 프렌즈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의료와 관련된 이슈’와 ‘의학정보’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의학지식 이외에도 국민들이 의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의사 출신 의료 전문기자인 홍혜걸 박사가 운영하는 '비온뒤'도 운영자의 유명세에 힘입어 현재 약 3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피부과 의사가 개설한 ‘공부하는 의사 토리파’는 ‘저는 이 공부 방법으로 의사가 됐습니다‘라는 공부 방법 소개 컨텐츠를 통해 스타 유튜버 반열에 올랐다. 현재 약 1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의료단체ㆍ병원도 잇따라 채널 개설 

개인뿐 아니라 병원이나 의료단체도 저마다 자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구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과거엔 유튜브를 단순히 자사 홍보 수단으로 보고 정책 홍보 등에 치중했다면 최근엔 차별화되는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약 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의 경우 'KMA뉴스브리핑'을 비롯해 의협의 정책을 홍보하는 콘텐츠와 별개로 정확한 의료지식을 알려주는 '닥터in' 같은 코너를 통해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병원들도 고고한 상아탑으로 남아있기를 거부하고 잇따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경쟁에 나섰다. 대표적인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모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학병원들은 과거에는 ‘병원’ 홍보 영상에 주력했던 반면, 이제는 유튜브 채널 전담 직원을 두고 영상을 만드는 등 ‘환자 맞춤형’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빅5 병원 중 구독자가 가장 많은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약 6만4000명에 다가섰다. 특히 병원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하루-병원에 사는 사람들’은 수 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영상이 다수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약 6만3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아산병원의 뒤를 바싹 좇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8가지 질문'과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의학사전(알뜰신의)' 등이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빅5' 병원의 구독자 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시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아산병원은 이들 중 가장 이른 지난 2009년 4월에 일찌감치 채널을 개설했고 이듬해 11월 세브란스병원이 뒤따랐다. 

이처럼 아산과 세브란스가 '양강' 구도를 구축한 가운데 그 뒤를 삼성서울병원(구독자 2만2000명·2011년12월 개설), 서울대병원(1만2300명·2012년4월), 서울성모병원(4200명·2013년3월)이 좇고 있다. 

이처럼 의료 전문가인 의사와 병원이 유튜브를 통해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데 대해선 의료지식의 대중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이 인기에 영합해 근거가 불분명한 의료지식을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는 데 대해선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작년말 의료인의 유튜브 사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한 대한의사협회는 “(유튜브 등에서) 비전문적이거나 부정확한 정보나 의견을 전달할 경우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가 깨지는 우려가 발생될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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