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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유튜브하면 돈 된다?···"편집비용도 안 남아요."
[신년특집] 유튜브하면 돈 된다?···"편집비용도 안 남아요."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1.0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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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산부인과 전문의 3명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우리동산'
엉터리 인터넷 의료정보 바로잡고자 의기투합···구독자 3만4000명
"영상 보고 병원 자주 들러 의사에게 직접 진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3위에 '크리에이터'(유튜버·BJ·스트리머 등)가 올랐다. 전년보다 2계단 상승한 순위다. 

유튜버는 비단 초등학생들만의 꿈이 아니다. 일반 성인들 중에서도 유튜브를 부업으로 삼거나 진지하게 전업을 고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성인의 경우엔 유튜브가 소위 '돈'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고수익 직종인 의사들 입장에선 돈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유튜브'보다는 진료를 열심히 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그럼에도 일부 의사들이 유튜브에 열중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의사신문이 '우리동산'(우리동네산부인과)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하게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홍혜리, 권정은, 추성일 전문의 겸 크리에이터를 만나 의사 유튜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현재 구독자 수가 3만4000여 명이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 그동안 유튜브를 하면서 느낀 매력은 무엇인가. 

8개월 정도 짧은 시간동안 많은 구독자 분들이 구독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무언가 작은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독자 분들로부터 '(평소라면) 혼자 고민하고 자가진단하고 말았을 것을 '우리동산' 유튜브를 시청한 뒤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감사하고 기쁘다. 특히 3만4000이란 구독자 수를 생각하면 의사들이 3만4000번 얘기해서 전달할 올바른 정보를 우리가 단 한번 얘기함으로써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시간을 절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구독자 수가 3만명이 넘으면 광고 수입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영상에 붙는 광고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은 기부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영상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영상편집’이 가장 중요하다. 소망이 있다면 편집비용을 제외하고 기부하는 것인데, 아직은 적자다(웃음). (의료 유튜브의 특성상) 전문지식과 전문용어가 난무하다 보니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편집자들이 고달픈 편이다. 

Q. 얘기한 대로 의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굳이 힘들여 유튜브를 하는 이유가 뭔가. 

한 포털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부인과 질병에 대해 검색해 본 일이 있다. 부정확한 정보나 답변자를 신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또 지인이나 본인이 복용해 본 식의약품이나 자가 치료 경험을 소개한 경우도 많았는데 자칫 누군가의 몸에 해를 입힐 수도 있는 정보인 것 같아 우려스러웠다. 이런 걱정을 하던 찰나, 비교적 간단하게 다수를 상대로 소통할 수 있는 (유튜브란) 플랫폼을 찾게 된 것이다. 특히 세 명의 전문의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다보니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 좋다. 

Q. 구독자와의 소통을 강조하는데, 기억에 남는 소통 사례가 있나. 

여성의 경우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몸의 반응들이 일어나곤 한다. 자칫 (일부 증상을) 이러다 말겠지 하고 넘기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동산' 영상을 보고는 근처 병원을 방문해 6cm 크기의 난소 종양을 발견해 수술한 구독자 사례가 있다. 유난히 힘든 하루였는데 그 댓글을 보고 힘이 났던 기억이 난다. 

본인이 산부인과 직원임에도 자궁경부암 주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구독자도 있었다. 영상을 본 뒤에야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업무로 인해 외국에 오래 나가있는 구독자 중에 언어 장벽에 막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차에 도움이 됐다고 하거나 청각장애인 분들이 자막을 보고 정보를 얻어 병원에 갔다는 사례를 접했을 때도 뿌듯했다.

Q. 산부인과 전문의 입장에서도 '낙태' 같은 주제는 조심스러울 것 같다. 이런 민감한 주제도 다룰 계획이 있나. 

산부인과와 관련한 고민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주제인 만큼, 언젠가는 (영상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낙태죄가) 위헌 판결을 받았다고 하지만, (후속입법 부재로) 여전히 법적·제도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낙태 이전에 '피임'이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과제라 생각한다. 

Q. 건강한 피임법이라면. 

콘돔과 피임약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피임약은 (임신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복용을 중단할 수 있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콘돔은 (피임은 물론) 성병 예방 차원에서도 필수다. 이중 피임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Q. 여성 건강과 관련해 추가로 조언해 준다면. 

구독해라(웃음). 구독자 수를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꼭 우리동산 채널이 아니어도 좋다. 정확한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면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영상 시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병원을 자주 들러 자신의 몸을 자주 점검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정확한 양질의 의료정보라 하더라도 ‘자신’의 몸에 가장 적절한 진단을 내리는 주체는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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