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10대뉴스] 낙태죄, 66년만에 역사 속으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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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솔 기자
  • 승인 2019.1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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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지난 4월 위헌 판결···내년 말까지 법률 개정해야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지난 1953년 낙태죄가 만들어진 이래 60년 이상 낙태를 법적으로 단죄해 오다가 시대의 변화를 감안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헌재가 구체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임신부가 낙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형법 제269조 제1항과 그에 수반되는 의사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제270조 제1항이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재판관 4(헌법불합치): 3(단순위헌):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렸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12년엔 태아의 생명권이 시기와 상관 없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우선한다는 취지로 낙태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이번에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헌재는 “(낙태죄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헌재가 기존 낙태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지만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기존 법 조항을 대체할 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진 기존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헌재는 내년 12월31일까지 기존 낙태죄 조항을 개정하라고 국회에 주문했다. 

이 때문에 일선 의사 입장에선 헌재 판결만 믿고 낙태죄를 해달라는 환자 앞에서 난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률 개정 전까지 정부가 환자를 설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헌재의 위헌 판결 이후 일선 법원에선 낙태 수술을 시행한 의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고 있다. 아직 엄밀히 따지자면 낙태가 위법일 수 있지만 이미 사문화된 법 조항인 만큼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낙태죄를 둘러싼 법적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윤리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낙태죄 위헌이 본격 입법화 되면 산부인과 의사로서 해야 할 수술 중 임신중절수술이 포함되겠지만 윤리적 이유로 손 댈 수 없는 의사들이 존재할 것”이라며 “가뜩이나 기피과목에 윤리적 자괴감과 죄책감이 더해진다면 윤리적 의식을 떠나 수술대에 설 의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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