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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재능 기부·봉사는 계속” 
“키다리 아저씨, 재능 기부·봉사는 계속”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2.26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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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5시 - 한양대병원 임형택 치기공사 

베트남 빈딩성 떠이선현 떠이빈면 주민들에게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키다리 아저씨는 그들에게 예쁜 미소를 만들어 주고 노인들에게는 삶의 희망을 안겨준다. 그는 한양대병원 임형택 치기공사이다.

임형택 치기공사는 최근 한양대의료원 의료봉사단과 함께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맹호부대의 격전지였던 베트남에 다녀왔다. 지난 2016년에 이어 이 지역만 2번째 방문이다.

떠이빈면은 과거 우리나라 60∼70년대 생활 수준의 열악한 지역이다. 불소도포에 대한 예방교육이나 칫솔 사용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갓난아이부터 노인까지 치아 관리가 제대로 되기 어렵다보니 충치는 물론 치아가 없는 주민들도 많은 실정이다.

임 치기공사는 지난 2016년 봉사를 다녀온 이후로 늘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베트남 주민들에게 `내 노력에 비해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틀니 제작을 위해선 5∼6명의 치기공사가 작업하는 만큼 많은 시간과 작업이 필요한데 혼자 감당하기엔 힘든 여건이었다. 그는 의료원에서 올해 같은 지역 의료봉사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고 동료 치기공사와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

임 치기공사는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봉사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환자를 찾아 치아의 본을 뜨고, 잠을 줄여가며 숙소에서 틀니를 제작하는 등 4일간 봉사기간 동안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았다. 봉사를 다녀온 이후 몸살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봉사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경쟁하듯 더 열심히 봉사하다 보면 힘도 생기고 동기부여가 강해지는 것 같다”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고통 받는 환자들을 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치기공사이다보니 내 직업을 살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봉사를 하게 됐다”면서 “우리나라에도 의료환경 취약지역이 많은데, 앞으로도 재능기부를 통해 병원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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