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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5시 - 강북삼성병원 간호본부 조성훈 선임 간호사
현장 25시 - 강북삼성병원 간호본부 조성훈 선임 간호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01.08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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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종주로 기부문화 확산 계기 보람” 

강북삼성병원 간호본부 조성훈 선임 간호사(사진)가 '암환자 돕기 자전거 종주'를 통해 모금된 1369만7600원을 암 환자를 위한 의료비 지원 기금으로 전달해 주목된다.

조 선임은 오로지 자전거만으로 병원 본원에서 한계령, 속초, 미시령을 돌아 다시 본원으로 돌아오는 500km 코스를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1박2일 동안 꼬박 달려 종주에 성공했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성공이다.

9월 30일은 다름 아닌 그의 부친의 기일. 안타깝게도 부친이 지난  2014년 이날 돌아가신 후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지누션의 션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종주하며 Km당 얼마씩 기부했다는 기사를 보고 자전거 매니아인 조 선임도 자신감이 생겨 같은 결심을 하고 다음해 아버님 기일에 맞춰 실행에 옮겨 1km당 1천원씩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뜻밖의 수확이 생겼다. 조 선임이 남자동료 간호사들과 식사를 하던 중 이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선후배들이 하나둘씩 도와주겠다고 나서 결국 원내 남자간호사회에서도 똑같이 km당 1000원을 기부하고 후원금을 받게 된 것. 남자간호사회는 후원금뿐만 아니라 차량지원 등 각종 서포트를 하며 조 선임이 종주하는 내내 함께했다.

자전거 종주에 나선 강북삼성병원 조성훈 선임 간호사.

이 소식은 원내에 일파만파 알려져 간호본부에도 보고돼 간호본부는 물론 영상의학과, 홍현표 교수, 이혜빈 교수, 의무기록실 등 병원 내 지인들의 후원이 늘기 시작해 직원들의 순수 모금액으로만 1369만7600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모이게 됐다. 개인차원에서 시작된 선행이 병원 원내에 새로운 기부문화의 꽃을 피운 셈이다.

조 선임은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진통제까지 먹으며 달려야 했다.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빗속에서 역풍을 맞으며 달려야 했지만 암과 힘들게 싸우신 부친의 모습을 생각했다. “나도 이렇게 힘든데 아버지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또 지금도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래. 내가 성공하면 환자들도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조 선임은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된 건 옆에서 같이 달려준 남자간호사회 동료들”이라면서 “또 간호본부, 영상의학과 등 여러 부서의 많은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나타냈다.

조 선임의 도전과 기부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남자간호사들이 꽃 피운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어떻게 더 성숙하게 병원에 정착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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