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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샤인 피부과 윤재일 원장
인샤인 피부과 윤재일 원장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09.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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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명의도 개원가 어려움 피할 수 없어”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30년, 국내 논문 257편, 종설 26편, 국외 논문 99편, 단독 저서 6권, 국내외 수많은 학회 초청강연, 대한건선학회 회장, 대한피부과학회 회장 및 이사장, 대통령 피부과 자문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평의원, 미국 하버드대학교 광의학연구소 방문교수, 중국의과대학교 명예교수.

세계적 건선 명의 윤재일 박사의 `간단한' 이력표다. 경희대병원 5년, 서울대병원 30년, 국립중앙의료원 5년 등 총 40년 간 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로 활동하며 명성을 떨친 그가 최근 개원의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3차 의료기관에서 2차 의료기관, 1차 의료기관까지 대한민국 의료전달체계를 모두 경험하게 된 셈이다.

피부과, 성형외과 의원이 즐비한 서울 논현동 한복판에서 그의 아들인 윤성환 원장(연세의대 졸업, 분당서울대병원 전임의 역임)이 지난 7월 개원한 `인샤인 피부과 의원'에 9월 1일부터 `건선 클리닉'을 개설하고 진료에 나선 것.

진료를 개시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의 명성에 따라 벌써부터 찾아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기자가 방문한 월요일 오후에도 몇몇 환자들이 접수 데스크에 “윤재일 교수가 여기 계신가요?”라고 묻는 광경이 목격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시절 그의 진료를 받으려면 1년을 넘게 기다려야 한 적도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날로 증가하는 건선 환자들에게 그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어찌됐든 지금은 그도 초보 원장이기에 새로워진 환경에서 처방코드를 입력하는 것도, 막무가내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을 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따로 있다. 그의 전공인 `건선'으로는 아무리 환자가 많아도 병원 경영에 별다른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대교수 시절 개원의들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와 닿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직접 피부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험 진료로는 병원 운영이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네요. 제 경험을 토대로 학회에도 개원가의 어려움을 자세히 알리려 합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환자는 포기할 수 없는 윤 원장. 의원에서 첫 진료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환자의 개인별 데이터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의원급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이 2·3차 병원 환자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면밀히 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한 다음 학회에서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평생 건선만 연구해 왔는데 지금처럼 환자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매우 감사하고 귀중한 경험입니다. 40년 간 교수로 쌓아온 경험을 이제 개원의로서 환자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네요.”

배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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