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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하 스마일로드 단장(의대협 기획국장)
이진하 스마일로드 단장(의대협 기획국장)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8.14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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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열정 가득, 의대생 국토대장정”

뜨거운 여름날, 의대생 국토대장정 `Smile Road(스마일로드)' 6박 7일간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가 주최하는 스마일로드는 전국 41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의대생 국토대장정으로, 올해 6회를 맞았다.

'의대생'을 위한 국토대장정이 기획된 이유 중 하나는 타과 대학생들보다 의대생들의 방학이 짧기 때문이었다. 대기업 등에서 개최하는 국토대장정에 참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번 스마일로드의 기획과 진행을 총괄한 이진하 단장(서남의대)은 "보통 국토대장정은 3주 동안 300km 정도 걷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참가하기에는 본과생들의 방학이 굉장히 짧다. 그래서 의대생 맞춤 국토대장정이 기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스마일로드는 기존 국토대장정과는 달리 지역마을 봉사활동, 장기조직기증 캠페인 등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의대생으로서 알아야할 생명 윤리와 기부문화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스마일로드는 기획단을 포함해 총 132명의 대원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남원역에서 출발해 여수 오동도까지 총 130.8km의 여정으로 역대 최장 거리를 이동했다. 그동안 험해서 시도하지 못했던 여수 지역을 다녀온 것에 만족감이 크다.

이 단장은 “국토대장정 치고 작은 규모여서 운전자의 눈에 잘 띄지 않을 뿐더러 여수 지역이 차도가 넓고 차도 빨리 달려서 걷기 위험한 편”이라며 “이번 여정은 다행히 경찰의 도움을 받아 넓은 도로를 안전히 건널 수 있었다. 흔쾌히 지원해주신 여수경찰서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유독 날씨가 뜨거운 여름이었던 만큼 중간에 뜻하지 않는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3일차에는 국지성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역을 걸어야만 했다. 대원들 모두 폭우를 맞고 천둥 번개를 뚫으며 걷고 또 걸었다.

이 단장은 “아침부터 경고 문자가 날아왔지만 종착지까지 정해진 일정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걸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등산 중에 산사태 주의보도 내렸다”며 “몹시 두렵고 걱정되는 순간이었지만 대원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기획단을 믿고 묵묵히 잘 따라와 줬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이날에는 1박 2일간 소비자TV 다큐 촬영팀이 함께 했다. 이들이 진행하는 장기조직기증 캠패인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의대협 활동을 후원하는 질병관리본부 산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대국민소통사업단의 소개로 진행됐다.

이 단장은 "장기 기증, 조직 기증, 조혈모세포 기증 등 의대생들도 관심 갖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내부 교육과 홍보는 물론 국토대장정 과정에서 관련 피켓홍보, 캐치프레이즈 만들기 등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장기 기증 활동이 저조해 조직을 굉장히 많이 수입하는 편이다. 기증 관련 홍보도 부족하고 사람들이 인식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 단장은 "실제로 '연골을 기증하기도 하나? 뼈를 기증해?'라고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6회째여서 홍보효과가 크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국토대장정을 준비한 기간만 3개월. 이 기간 동안 의대협 기획국원들은 여러 개의 경로 후보를 탐색해 후보지를 결정하고, 최종 선정 후 사전 답사도 마무리했다.

이 단장은 “저 혼자서 준비했다면 당연히 절대 못했을 것이다. 40명의 기획단이 있어 든든했다”며 “준비할 때만 해도 영영 안 끝날 것 같았는데, 해단식 이후 바로 개강해서 지금은 아련하고 마치 ‘한여름 밤의 꿈’만 같은 느낌이다. 스마일로드를 통해 끈끈한 동료애를 나누고, 오래 오래 이어갈 큰 식구들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토대장정에 호기심으로 신청했다가 중간에 취소하는 이들도 많다. 무더운 여름날 고생스럽다거나 ‘커플’을 기대하고 불순한 의도로 참여한다는 편견도 있다. 이런 의견에 이 단장은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삭막하고 빈틈없는 학사일정에 갇혀 있는 의대 생활에서 오히려 숨통이 트일 수 있는 행사”라며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발견하고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만큼 보람 있는 방학을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타 의대생들과 의사가 되기 전 깊게 친해질 수 있고, 딱딱한 선후배 관계에서 벗어나 정을 나누는 동료, 식구가 될 수 있는 기회다. 또 큰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팀이 항상 동행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부담 없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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