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3:08 (토)
오혜숙 전 이화의대 동창회장
오혜숙 전 이화의대 동창회장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3.20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손으로 받은 아이 동문 의사돼 감격”

자신의 손으로 받은 아기가 의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1986년 6월 20일 의정부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아기가 지난달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주인공은 윤인나 인턴. 34년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혜숙산부인과의원이 그가 태어난 곳이고, 아기를 받은 의사가 바로 오혜숙 전 이화의대 동창회장이다. 이들은 31년 만에 동문 선후배 사이가 됐다. 

오 전 회장은 “윤 인턴이 이화의대 의전원에 입학하고 인사를 왔었다”며 “가까운 곳에서 후배가 나온다니 기뻤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회상했다.

1983년 3월부터 지금까지 줄곧 한 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오 전 회장은 20년간 2만여 명의 신생아를 받았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윤 인턴. 그가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았던 지난달 졸업식에서 오 전 회장은 축사를 위해 강단에 올랐다. 그가 “산부인과 의사인 제가 받은 아기가 자라서 여기에서 졸업을 하게 됐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그 이름은 윤인나입니다”라고 축사를 마치자 곳곳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윤 인턴은 “그렇게 말씀하실 줄 몰랐는데 깜짝 놀랐다. 감동스럽고 진짜 감사했다”고 전했다.
오 전 회장은 이화의대에서 개인 이름을 따서 운영하는 `오혜숙 장학금'으로 윤 인턴을 지원했다. 그는 “장학금 제도를 통해 첫 2학기를 지원했었는데 휴학 후에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윤 인턴이 복학 후 성적이 좋아서 전액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저의 지원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 기뻤다”고 전했다.

윤 인턴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다"라면서 "환자에게 친절하고 좋은 의사, 선배님께 부끄럽지 않는 후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전 회장과 윤 인턴의 인연처럼, 결국 모든 아기가 산부인과 의사의 손을 거쳐 태어나고 이들 중 일부가 의사로 성장하게 된다.

오 전 회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실력 있는 의사가 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더불어 마음이 따뜻한 의사, 항상 정도로 걸어가는 의사, 이웃을 돌아볼 수 있고 사회적으로 헌신과 봉사를 실천하는 의사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