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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부센터장
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부센터장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02.0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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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관련 방송 및 SNS 소통 신중해야”

“신문과 방송, 영화 등 매체를 통해 `자살'을 친숙하게 느껴선 안됩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부센터장(사회복지사)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33.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12.1명)보다 무려 2.4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은 물론 국가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하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부와 명예만을 성공의 잣대로 삼고 누구나 이를 쫓는 사회적 분위기, 일원화된 가치관, 입시위주의 치열한 교육제도, 부족한 사회복지 인프라. 다양한 사회학적 분석들은 승자독식의 치열한 경쟁 사회구조에서 이탈함에 따른 박탈감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으로 결론내리고 있다. 

하지만 좀 더 편하게 생각하면 매체의 영향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살'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도 자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1883건의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보도 제목에 `자살' 또는 `자살방법'이 포함된 보도 비중이 평균 약 68% 정도로 집계됐다.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당장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만 해도 웹툰작가의 자살시도를 희화화한 장면이 등장했고 비슷한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일상생활에서 `죽고싶다', `죽여버릴거야' 등의 비속어도 난무하는 사회 현실이다.

신 부센터장은 “타인의 자살행위를 경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자살과 관련한 내용은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선행연구에서 밝혀졌다”면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故 이은주(2005)와 故 최진실(2008)이 자살한 이후 자살률과 자살 검색량이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방자살 위험이 실제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들어 SNS 등을 통해 `자살' 관련 주제를 접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이를 막기 위해 SNS운영기업과 협업이 절실하지만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어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자살이라는 문제가 단순히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SNS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과 함께 윤리적인 가치까지 고민할 때가 됐고 이런 차원에서 최근 관련 세미나까지 개최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지금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나약하다는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무조건 타인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주변인들도 의외로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많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부담 없이 연락 달라”고 당부했다.

배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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