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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성모병원 최지배 과장
평택성모병원 최지배 과장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12.13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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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팀…함께한 봉사자들께 감사”

40년 가까이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묵묵히 인술을 펼쳐온 의사가 있다. 최근 서울시의사회 의료봉사단으로부터 우수 봉사자로 선정돼 표창장을 받은 평택성모병원 최지배 과장이다.

최 과장은 의대생 시절 친구들과 모여 주말이나 방학마다 의료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40년. 군인과 전공의 신분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한 7∼8년의 공백기를 제외해도 30년이 넘어가는 세월이다.

그는 “전문의가 된 후 동료 의사들과 비공식적으로 파주에서 의료봉사를 7∼8년 했었어요. 94년부터는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에서 의료선교를 병행했고… 97년도에는 국민일보사가 만든 이동진료 차량인 `사랑의 의료봉사 버스' 활동에 참여해 이듬해부터 10년간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했었죠”라며 회고했다.

2003년 설립된 서울시의사회 의료봉사단에는 당시 초대 단장이었던 강남세브란스병원 안철민 교수와의 인연으로 참여하게 됐다. 종묘 지역 의료봉사에 이동진료 차량 지원에도 적극 협조하며 봉사단의 시작을 함께 했던 최 교수는 현재 남대문지역 쪽방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나눔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나눔진료에는 성영자 박사와 김신혜 원장(한빛내과의원), 이희봉 과장(한사랑요양병원)이 고정멤버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일회성이 아닌 수년을 꾸준히 함께하고 있다.

주말 시간을 반납하고 하는 봉사활동이지만 고단함보다는 뿌듯함이 더 크다. 최 과장은 “기독교 신자로서 목사님 말고 쪽방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은 적이 있어요. `좋은 일 하시니까 자녀들이 축복받을 거예요'라는 한 마디가 그 누구의 말보다 더 인상깊었죠”라고 웃어보였다.

서부역 부근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시절에는 노원경찰서 형사가 찾아온 적도 있다. 불암산 골짜기의 한 텐트 안에서 백골로 발견된 노숙자의 신분을 찾으러 왔다는 것이다. 그는 “단서가 우리가 준 이름 없는 약봉지만 있었다며 이런 약을 처방받아간 사람을 알 수 있느냐고 물었어요. 저희는 몇 백 명의 차트를 다 뒤져서 찾아 인적사항을 전달했죠. 진료실에서와는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죠”라고 했다.

새로운 것을 다시 시작하기보다 의료봉사의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겠다는 최지배 과장. 그는 “좋은 기회 있으면 계속 의료봉사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의료는 팀이에요. 의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죠. 약사와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또 자원봉사 학생들이 함께 해야 해줘야 하죠”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 과장은 “10여 년 전부터 항상 해오던 일인데 혼자 상을 받아서 미안한 마음이에요. 옆에 있는 좋은 분들께 더 열심히 배워 꾸준히 뚜벅뚜벅 걸어 나가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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