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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10.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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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 건강 회복해 보람”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수준 향상을 위해 힘써온 중앙대병원이 이번에는 중국에서 거주하던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를 한국으로 이송,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중국에 거주하던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는 올해 초 계단에서 넘어져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을 입고 지난 4월 중앙대병원으로 전격 이송됐다. 그로부터 4개월, 중앙대병원은 생명이 위중한 그의 병세 호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전담 주치의인 신종욱 교수는 “할머니의 상태 확인을 위해 저와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소재 동지병원에 먼저 다녀왔다”며 “할머니를 처음 뵀을 때 인공호흡기를 달고 계셨다. 89세의 고령이라 폐렴, 폐혈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급성신부전, 심부전, 중풍, 뇌졸중까지 모든 기능이 떨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식이 혼미했던 하상숙 할머니는 이송되자마자 폐렴 및 기흉, 급성 신손상 등으로 인해 인공호흡기 치료와 지속적인 신대체 요법 및 약물치료 등 집중치료를 받았다. 

신종욱 교수는 “모든 과가 달려들어야 했다. 신경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마취과 등 모두가 도와서 치료가 가능했다”며 “특히 김성덕 의료원장은 매일 할머니를 찾아와 상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환자실에서 큰 고비를 넘기고 의식을 회복한 할머니는 4개월간의 치료 끝에 지난 8월 25일 중앙보훈병원으로 이동했다. 현재 지속적으로 혈액투석과 약물치료, 재활훈련치료 등을 받고 있다.

신 교수는 “모든 진료과와의 팀워크 덕분에 할머니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고 계속 호전될 수 있었다”며 “마지막에는 의식이 완전히 돌아와 대화도 하고 밝게 인사도 나눴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앙대병원은 의료취약국가의 의사들을 초청해 의료연수를 진행하거나 환아를 데려와 수술과 치료를 베풀어 왔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특별한 이익 없이 개인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만큼 큰 사명감이 요구되는 일이다.

신 교수는 “할머니가 퇴원하실 때 휠체어를 타고 계셨다. 지금쯤 걷고 계시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렇게 죽음의 문턱을 오갔던 환자가 다시 건강을 회복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그동안 국내외 학회 일정으로 바빴는데, 조만간 보훈병원을 방문해 할머니를 만나 뵙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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