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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대' 봉사단 의료팀 황경균 교수와 박경민 레지전트
`함께한대' 봉사단 의료팀 황경균 교수와 박경민 레지전트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1.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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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로 베트남 전쟁의 슬픔 달래”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나라 맹호부대 주둔 지역이었던 뀌년시. 최근 이곳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황경균 교수(치과)〈사진 우〉와 박경민 레지던트(가정의학과)〈사진 좌〉를 만났다.

이들은 한양대 동문 및 교직원·학생으로 꾸려진 ‘함께한대’ 봉사단의 의료팀으로 합류했다.  황경균 교수와 박경민 레지던트를 비롯해 외과‧소아과 전공의, 간호사, 치위생사‧치기공사 등 총 15명으로 이뤄진 이번 의료팀은 나흘간 1300여명의 환자들을 돌봤다.

의료팀 팀장을 맡은 황 교수는 “첫날은 베트남전의 한국 이미지를 생각해 주민들이 경계하는 듯 보였지만 이튿날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환자가 많이 늘었다. 마지막 날은 400명 이상 몰렸다”고 말했다.

농촌지역 특성상 목이나 허리, 어깨 등 퇴행성 질환 환자와 오염된 물로 인한 폐렴과 장 질환 환자가 많았다. 그 중에는 예전 맹호부대가 점령하던 시절 남편과 아들 둘을 모두 잃은 90대 할머니 환자도 있었다.

박경민 레지던트는 “할머니께서 지나간 일이기에 마음속에 묻어두고 간다 하셔서 마음이 아팠다. 고된 농사로 인해 뒷목과 허리에 통증이 있어 진료가 끝난 뒤 약을 드렸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더라” 회상했다.

이번 의료봉사에는 치과 의료진이 다수 합류해 20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황 교수는 “물에 석회성분이 많아 치석환자가 많았고, 주로 발치가 많이 이뤄졌다. 특히 치기공사가 함께 해 간단한 틀니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팀의 활약과 함께 다른 팀과의 콜라보도 성공적이었다. 황 교수는 “환자분들이 대기하는 동안에는 노인섬김팀이 돌봐드렸고 유아교육팀은 환자분들의 아이들을 담당했다. 마지막 날에는 마을 아이들까지 100명 이상 모여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의료팀이 무료진료소를 차린 곳은 뀌년시에서 차를 타고 40분 정도 들어가야 있는 떠이빈(Tay Vinh)면. 마을 곳곳에는 피해자들을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황 교수는 “이곳이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피해자가 가장 많은 동네”라며 “일반적인 의료봉사와 더불어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간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봉사단이 역사 속의 응어리를 푸는 역할을 어느 정도 한 셈이다.

봉사단은 내년에도 베트남행을 계획하고 있다. 황 교수는 “작년에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학생봉사단이 먼저 가서 봉사활동 시작해 물꼬를 텄다. 의료봉사도 한해로 끝내지 내년 1월 비슷한 시기에 한 번 더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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