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딱딱한 사진이 아닌 담당직원을 닮은 재미있는 캐리커처가 있어 환자들에게 더욱 친근감을 주고 있다. 직원들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선보인 건 병원의 홍보가 아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총무팀 차량반 황종순 씨의 작품이다.
이 캐리커처는 황종순 씨의 그림솜씨를 알고 있는 원무팀이 부탁을 하면서 작업은 시작됐다. 그는 몇 달에 걸쳐 25명에 달하는 원무팀 수납직원의 얼굴을 실사처럼 표현한 캐리커처를 완성했다.
프로화가 못지않은 놀라운 실력을 자랑하는 황종순 씨는 단 한번도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중학교 시절, 만화가를 꿈꿨던 친형을 따라 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게 발단이 됐다.
황종순 씨는 “노동조합 활동시절 유인물 표지에 캐리커처를 그리면서 입소문이 났다. 병원 직원들이 종종 그림을 부탁해 왔다”며 “상대방이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며 온 집중을 다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물 사진을 보고 연필로 스케치하는 초상화의 경우 완성하는데 3일정도 걸리고, 캐리커처는 개인의 특징을 강조해 빠르게 그릴 수 있기 때문에 하루면 된다”며 되도록 그 사람의 특징을 잘 살려 그리려 노력을 한다고 설명했다.
황종순 씨는 요즘에도 취미로 연필 초상화와 캐리커처를 그린다고 한다. 황종순 씨는 “기회가 된다면 병원의 환우들을 그려주고 싶다”며 “내 작은 솜씨가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미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