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성존 대전협 회장 “수련현장, 효율적 변화 필요해”
[인터뷰] 한성존 대전협 회장 “수련현장, 효율적 변화 필요해”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5.11.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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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당선 후 인터뷰
한 신임 회장 “전공의 수련 환경, 현대적으로 바꿔 질을 높여야”
▲ (왼쪽부터) 황정인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장(강동성심병원 영상의학과), 한성존 신임 대전협 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이 정식으로 집행부를 출범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28대 대전협 회장 선거 개표 결과, 총 투표자 수 4737명(전체 유권자 8559명, 55.35%) 중 2885명(60.9%)의 표를 받아 당선됐다.

개표 이후 같은 곳에서 진행된 당선인 인터뷰 결과, 한성존 후보는 새로울 대전협에 대해 선거 당시 사용한 ‘Next-Gen Doctors’와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겠다’를 선정했다.

 

 

Q. 간단한 소감과 더불어, 여러 현안을 앞둔 대전협을 어떤 방향으로 꾸려가고자 하나?

앞으로 당분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전공의 선발, 전문의 시험도 쌓여 있는 문제가 많아 해결하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료계 현안들의 조금 꼬여 있는 매듭을 푸는 작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있을 수련협의체 등 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Q. 출마 시 공약한 것 중 우선 고려 대상이거나 필수로 추진할 항목이 있나?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지역협의회 활성화도 있다. 가장 실현 가능하고 필수적이라 느끼는 안건은 젊은의사 정책 관련 연구원 설립이다. 젊은 의사들이 정책에 관심 없거나 무지한 경우도 있어, 의협에서 심각히 다루는 문제들도 잘 와닿지 않거나, 반대로 전공의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런 부분을 더 쉽게 알 수 있고 더 와닿게 하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았으면 한다.

 

Q. 전임 집행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박단 전 비대위원장의 비대위에도 소속돼 있었고, 그 안에서 나름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고 생각한다. 박 전 비대위원장도 그가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고, 굉장히 의미있는 일들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사람마다 지향점이 다른 건 아쉽지만 인정해야 한다. 다만, 내가 평가하기보다 그 당시에는 최고가 아니었을 수는 있더라도 최선의 방법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의협 집행부와는 앞으로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예정인가?

전공의의 목소리를 내며 잘 지내려 한다. 주변에서도 말해 주듯 나는 이 자리가 당연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역협의회, 시도의사회 등 젊은 의사들이나 젊은 의사의 다양한 사회적 참여를 요청받은 바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근무 때문에 참여가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의료계와 그 외 다양한 분야에도 전공의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계속 독려하고 있다. 정작 내가 참여하지 않는 건 좀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결정을 내리거나 방향성을 제시할 때 집행부와 논의해 결과에 따를 예정이다.

 

Q. 최근 ‘선시험 후 수련’ 방침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특혜 시비가 제기되고 있다.

수련의 질에 대해서는 기존부터 오래 방치돼 온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험을 먼저 봤으므로 수련을 성실히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아닐 수 있다 본다. 현장에서 교수들에게 배울 것이 굉장히 많고, 수련하는 과정에서 체득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역량 중심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해당 제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시 시험과 논문 등 저술활동이 진행돼야 한다. 시험에 응시했다고 해서 수련이 끝났다고 보기도 어렵고, 만약 그렇다면 시험을 통과하고 지식을 습득하면 전문의인 건지에 대한 원론적 질문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수련 기간 동안 이수해야 할 과정이 연차별로 있고, 그 내용들을 잘 이수했으며 남은 기간 동안 성실히 배워도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있어야 이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피수련생이자 학생인 건데, 학생에게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의학회에서 기준을 잘 마련해 놓고 지금까지도 명확히 올바른 기준으로 운영했다면 논란이 조금은 해소됐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각 학교별 기준을 따라 이수할 경우 젊은 의사들이 충분히 훌륭한 전문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최근 전공의의 주80시간 근무 등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전국전공의노동조합(위원장 유청준)와의 협업 가능성과,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 여기는 사항이 있나?

전공의노조뿐 아니라 타 단체들과도 충분히 협업할 수 있고, 의사단체뿐 아니라 젊은 의료인 단체 등 청년단체라면 모두 가능할 것이다. 전공의들의 노동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애매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수련보다 근무에 집중돼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수련협의체나 다른 교수·원장들이 본인의 수련 시절 경험과 비춰 요즘 전공의들은 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시대에 맞는 수련형식과 환경이 아니면 변화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치돼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전에 수련받아온 방식이 있고, 현대에는 현대 의료 시스템이나 기술에 맞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기존 방식을 유지해온 것이 문제이며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무조건 많이 본다고 좋은 게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보고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상 자료 등을 공부하도록 발전과 진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지만, 그런 의미에서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도 굉장히 중요하다. 근로 시간 등이 단축돼도 현장 업무량은 거의 비슷하며 줄지 않는다. 하는 일이 똑같기 때문이고, 그러면 전공의들은 더 근무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인다. 물론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것도 알고 과별·병원별로 다 다르겠지만 조정이 필요하다.

 

Q. 의협에서는 범대위를 구성하며 의료계 문제에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전협 회장으로서 어떤 의견을 전할 예정인가?

범대위나 의협에서 대응하는 문제들은 지난 의정사태 때 다룬 문제와는 다르다. 이전부터 진행됐을 수는 있지만, 이에 관해 전공의들의 의견을 모은 적은 없다. 따라서 전공의들의 의견을 듣고 대변하는 게 대전협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번 문제들이 전공의들에게 잘 와닿지 않거나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잘 설명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의견을 듣고 전달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집행부로 함께할 인원 등은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Q. 향후 대전협의 운영 기조는 어떻게 되나?

나는 지금까지 어떤 기조를 정해서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상황에 맞춰 필요하고 해야 할 일들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방향성은 당연히 있겠지만, 각 상황마다 필요한 행동들이 있다고 여긴다. 원래 가지고 있던 소통의 기조 등은 당연히 유지할 것이다.

 

Q. 집행부 인사 구성은 완료된 상태인가? 최근 대법원에서도 전공의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우선, 집행부는 구성됐다. 기존에도 나를 잘 도와준 이들이고, 이전에 같이 일하지 않았던 이들도 함께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은 법적인 판결이므로 의견을 낼 것이 없다. 다만, 전공의들의 근로 시간에 대한 법의 기준에 맞춘 합당한 보수가 지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정부는 전공의 수를 수급추계위에서 각 과별로 추계할 것이며, 전공의를 줄이자는 의견도 있다.

전공의 수련은 전공의 수련을 감당할 수 있는 병원에서 하는 게 맞다. 물론 국가나 사회의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고, 병원 측의 부담으로만 두는 것도 부적절할 수 있다. 공적인 지원과 방향성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같은 경우 메디케어 등으로 병원 외부에서 전공의 급여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어 수련 환경도 객관적으로 질 관리가 되는 부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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