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인력·환자단체·수련개선’ 상반된 견해차 [대전협 토론회 ①]
‘PA인력·환자단체·수련개선’ 상반된 견해차 [대전협 토론회 ①]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5.10.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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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의사회관서 대전협 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 개최
한 “전공의 수련제도, 효율적 개선 필요”vs이 “수련 기준 초과 제시”

오는 31일(금) 실시될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와 관련해, 회장 후보자 토론회가 18일 열렸다. 이날 두 후보는 의정사태 기간 동안의 대전협의 노고 및 향후 대처의 중요성에는 입을 모았지만, 외부 직역 단체 등과의 협력에서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18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제28기 대전협 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제28대 대전협 회장 후보는 △이태수(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한성존(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겸 현 대전협 비대위원장, 이상 기호순)이다.

토론회는 박민식 메디게이트뉴스 기자의 사회 아래 △양 후보 기조발언 △공통질의 △개별질의 △자유토론 △마무리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공통질의는 6개, 개별질의는 2개씩 구성돼 각 후보별로 순차 답변하는 형식이었다.

공통질의 주제는 △의정갈등 기간 동안 대전협의 활동에 대한 견해 △수련기간 단축 등 현장 복귀·정상 진급을 위한 조치의 필요성과 대책 △의료계 내부 진료지원인력 갈등·세대갈등 해결법 △수련환경 개선 집중에 따른 수련의 질이 등한시된다는 우려에 대한 견해 △의사-환자간 치료과정-의료정책 과정에서의 입장차와 환우회 등 관계 유지 방안 △수급추계위원회와 지역·필수의료 재활에 대한 입장이다.

 

이태수 “필요수련 채웠음을 주장해야” vs 한성존 “제도 개편해 더 효율적으로”

공통질의 시간 중 가장 견해차가 두드러진 주제는 의료계 내·외부 갈등의 해결 방안과 타 단체와의 관계였다. 먼저, 두 후보는 의정갈등 기간 내 대전협의 활동에 대해서는 다소 견해차가 있으나 전공의의 노고를 짚으며 향후 대처 방안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전공의들과 대전협 비대위는 투쟁의 최전선에서 정부의 압박을 견뎌냈고, 경찰 조사와 여러 가지 압박들을 잘 버텨왔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만이 아닌, 모든 전공의들이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며 견뎌줬다. 이전 대전협과 현 대전협 비대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투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1년 반을 돌이켜 보면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고, 각 병원 대표와 대전협이 최전선에서 고생했다”면서도 “그러나 한 가지 방식으로만 싸움을 이어나갈 수 없고 경우에 따라 전략을 바꿔야 하는 시점도 분명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대전협은 대단히 폐쇄적인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 일반 전공의들이 어디에 문의를 하면 되는지, 본인의 목소리에 대한 답변은 어디서 들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창구가 없고, 병원 대표들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해도 대전협 대표 한 명을 견제할 수 없었기도 하다”며 “반드시 개편이 필요하며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공의 정상 진급을 위한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는 “전공의 수련 단축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단어”라며 “전공의 수련은 일정한 양과 수련이 담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시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수련시간 단축이 아닌, 필요 수련을 모두 완료했다고 주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현 기준 이상인 전공의의 근로시간을 제시하고,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다면 전공의 수련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수련이 됐음을 알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제기되는 6개월 추가 수련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고, 향후 언론에서 특혜 시비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표했다.

반면 한 후보는 해당 우려가 다수 제기됐으며, 대전협 비대위가 수련협의체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전협은 회원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수련 기간 단축과 전문의 시험 일정 조율은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태수 “내부갈등 끝내야, 의료계 적은 외부에”vs한성존 “PA 업무 명확화로 수련 저해 없도록”

특히, 진료지원 인력(PA) 및 세대 갈등에 대해 양 후보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한 후보는 “세대갈등은 전공의의 수련 환경이 굉장히 방치돼 왔기 때문에 생긴 문제 중 하나”라며 “수련에 집중하기보다 병원의 노동력으로 치환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그 결과 충분히 수련받지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들이 있었기 때문에 수련과정의 질적 향상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한성존 후보는 진료지원 인력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의료법 상 면허는 각 직역이 할 수 있는 일을 뜻하며 면허와 자격은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진료지원은 단순히 봉합·드레싱뿐 아니라 행정·사무적 지원도 포함되며, PA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강조해 PA 인력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수련이 저해되지 않도록 입장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의정갈등 기간 동안 다같이 웃고 있어야 할 사람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며 “의료계도 감정이 상하거나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겠지만 적은 의료계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시로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내 의사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언급하며 “적은 외부에 있다. 세대갈등을 끝내고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이어 PA인력에 대해서는 이미 합법화됐기 때문에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 등 외부 인력의 도움을 받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집중해야 할 부분은 PA인력으로 전공의 수련이 나아졌는지 여부이며, 합법화 이전부터 PA 인력은 병원에 있었고 이는 전공의 수련이 오래전부터 방치되고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PA인력의 전공의 수련 도움 여부는) 각 병원과 연차 등 환경에 따라 다르므로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련 시간 단축과 수련의 질 우려에 대한 질문에 이 후보는 전공의 과정 중간의 시험을 정규 도입해 수련과정·중간 실태 평가를 반복해 수련 질 지표를 병원별로 분류하고 각 병원별 수련환경의 문제를 찾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 후보는 도제식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수련시간이 좋은 전공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표했다. 그는 “필요하고 충분한 최소한의 시간이 있다는 것에는 어느정도 동의하는 바”라면서도 “그 최소한의 시간이 우리가 근무하고 있는 시간인지, 전공의의 근무가 역량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련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비롯해 환자단체와의 관계 조성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부정적으로, 한 후보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 후보는 “환자단체는 모든 환자를 대변할 수 없고, 해당 질병 환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환자단체를 포함한 모든 환자들과 일정한 의사소통 및 정책적 추진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부분에서 환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단, 한 후보는 환자단체와의 협업은 대전협의 집행부 판단을 거쳐 필요 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이 후보는 “(환자단체는) 의사가 혼자 전부 챙길 수 없는 부분을 환자들끼리 서로 챙기고 돕도록 만들어진 조직이고, 그런 취지에서 의사와 환자가 어느 정도 협력하는 구조”라면서도 “우리가 환자에게 가져야 할 입장은 명확하다. 환자를 낫게 해야 한다.. 그리고 환자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금까지 환자를 진료하기에 급해 환자를 얼마나 신경 쓰고 얼마나 많이 기여하고 있는지 명확히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부족했다”며 “지금부터라도 여론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과 얼마나 고생하는지,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증거로 남겨 홍보 자료를 만들고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제28대 대전협 회장 투표는 오는 27일(월)부터 31일(금)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개표는 오는 31일(금) 오후 7시 이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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