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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의협 회장·의장 “정부는 전문가 목소리 들어달라”
떠나는 의협 회장·의장 “정부는 전문가 목소리 들어달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4.25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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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 지적
이철호 의장, 고사직전에 몰린 의료계 지원 읍소
野 대표들도 전문가 배제한 정부의 소통부족 지적

곧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의협 회장과 의장이 이구동성으로 정부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읍소했다.

25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최대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작년 2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의료계는 방역당국에 다양한 정책을 제안해 일부는 수용됐고 또 일부는 수용되지 않은 것도 있다”며 “궁극적으로 모두 국민 건강을 위한 전문가적 충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전향적으로 수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최근에는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 임명과 관련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등 의협 집행부는 (전문가적인 의견 전달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는 (매번)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말았다. 이러한 점에 임기를 마치며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며 “새 집행부는 이러한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을 반드시 정상화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로운 의협 의장 선출과 함께 임기를 마친 이철호 의장은 생존기로에 선 일선 의료기관들의 실상을 전하며 정부가 전문가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강한 어조로 읍소했다.

이 의장은 “현재 많은 의사들이 본인이 감염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 소아청소년과는 내원환자수가 44.9%, 요양급여비는 40% 감소했고, 이비인후과도 환자수는 40%, 요양급여비는 30% 이상 감소해 작년에 66개소가 폐업했다. 현재는 각종 대출과 자산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특단의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외·산·소는 고사될 위기”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건보재정에 지원하지 않은 미수금이 24조5314원에 이르는 반면, 일본은 코로나 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의료기관 지원을 위해 필수의료수가를 3배로 인상했다”며 “미수금의 10%인 2조4000억 원만 의료기관에 지원해도 응급수혈이 가능할 것이다. 이 자리에 오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간곡히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수가협상에서는 과거처럼 1%, 3% 수가 인상이 아닌 특별한 배려를 해줘서 코로나로 휘청거리는 병의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는 의사들의 사기를 저하하는 법안 발의에 신중해 줄 것을, 회원들에게는 회비납부에 신경써 줄 것을 부탁했다.  

임기를 마치는 의협 회장과 의장의 현 정부에 대한 ‘소통 부족’ 지적에 이날 정기총회에 참석한 야당 대표들도 공감을 나타내며 개선을 주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는 “방역 시스템은 정부가 전문가와 협의해 최적의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동안 정부는 방역이나 보상체계 등에서 미흡한 점을 많이 보여줬다”며 “두 번 다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정부와 여당은 지금부터라도 전문가와 최대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작년 초 코로나19 발생 초기 저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또 백신과 관련해서도 작년 중순경부터 빠르면 연말에 백신이 나올 것이니 대비해야 한다고 수차례 당부했는데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4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정부는 의사를 포함한 의료 현장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이제는 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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