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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방불케 한 총회장··· 이필수호(號)에 쏠린 높은 관심 반영
전당대회 방불케 한 총회장··· 이필수호(號)에 쏠린 높은 관심 반영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4.26 0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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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등 여야 의원 10여 명 참석, 복지부 장관도 직접 축사
이필수 당선인 "실추된 위상 세우고, 의협 이미지 개선에 최선"
차기 집행부에 비급여 규제 등 적극대처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의 취임 직전인 25일에 열린 제73차 의협 대의원총회는 10명이 넘는 현직 국회의원이 참석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현장에서 축사를 하는 등 차기 의협 집행부에 대한 의료계 안팎의 높은 관심을 한눈에 보여줬다. 

이처럼 의료계 차기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열린 이날 총회에서는 단연 이필수 당선인의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향후 의료계를 이끌어 갈 이 당선인이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회무를 해 나갈 것인지 그 단초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이날 총회에서 이 당선인은 “실추된 의사들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대국회·대정부 소통에 최선을 다하면서, 국민들이 '의사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도록 의협의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당선인은 고착화된 저수가 기조와 코로나 대확산 등으로 인해 갈수록 척박해지는 의료계 환경 속에서 지난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등으로 의료계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안이나 간호단독법안 등 면허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법과 제도의 도입은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법제도 도입에 앞서 정부·국회와 의협 간 사전협의가 미흡했던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는 각종 법령의 제·개정에 대비해 대국회·대정부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임기를 마친 이철호 전 의장과 임기 종료를 앞둔 최대집 회장도 정부에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읍소했다. 

이철호 의장은 “정부가 특단의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외·산·소는 고사될 위기”라며 “정부가 올해 의원급 수가협상에서 특별한 배려를 해 달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는 코로나로 '번아웃' 위기에 처한 의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법 제정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회원들에게는 ‘독립군자금’이나 마찬가지인 회비 납부에 신경써 줄 것을 당부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부의 소통 부재에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최근에는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 임명과 관련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등 의협 집행부는 (전문가적 의견 전달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는 (매번)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말았다”며 “새 집행부는 이러한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을 반드시 정상화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인사들이 현 정부의 ‘전문가와 소통 부족’을 지적하자 이날 정기총회에 직접 참석한 야당 대표들도 공감을 나타내며 개선을 주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는 “방역 시스템은 정부가 전문가와 협의해 최적의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동안 정부는 방역이나 보상체계 등에서 미흡한 점을 많이 보여줬다”며 “두 번 다시 시행착오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전문가와 최대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저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또 백신도 빠르면 연말에 나올 것이니 대비하라고 수차례 당부했는데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4차 대유행에 직면했다”며 “정부가 이제는 정말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와 의협의 목적은 결국 ‘국민의 건강’으로 같다”며 “정부도 진정성을 갖고 의료계와 적극 소통하며 정책을 추진할 테니 의협도 열린 마음으로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또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이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격무와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방역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의 헌신과 수고 덕분”이라며 “정부가 최근 2000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더 확보했는데, 오는 9월까지 총 3600만 명분의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선 의료인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의 방역정책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엄호에 나섰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우리의 의료기술과 재정능력을 고려할 때, 비교적 코로나19를 잘 관리하고 있어 과도하게 비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이제는 회복의 시간이고 그런 면에서 새 의협 지도부에 더 큰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뿐만 아니라 반대로 의료계도 정치권과 대국민 소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협 대변인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와의 스킨십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신 의원은 “법안 통과 이후 수습하려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법 제정 논의 초기부터 이런 작업을 해야 한다”며 “의협이 회원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외부와도 더 적극 소통해 화합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의협 대의원회는 정부의 비급여 규제 정책에 대해 41대 집행부가 적극 대처할 것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최근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비급여 규제 관련 정책은 의사와 환자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커  새 집행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를 향해 “의협을 협치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9·4 의정합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의협은 13만 의사의 대표이자 보건의료단체의 맏형으로 팬데믹 극복과 대한민국 보건의료 발전, 국민건강 수호,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해 견제와 협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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