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유한의학상 대상] 대동맥판 협착증서 예방적 조기수술 지지 증거 제시
[53회 유한의학상 대상] 대동맥판 협착증서 예방적 조기수술 지지 증거 제시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0.12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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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현 서울아산병원 교수, 10년간 임상시험 통해 증거 밝혀내
전세계 진료지침 개정 성과, 이제 수술위험 낮으면 조기수술 권고

“무증상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임상 시험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해 그 결과를 의학자들의 꿈의 저널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지속된 제 임상 시험이 최고 권위의 유한의학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제 53회 유한의학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사진>는 위와 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강 교수의 대표논문명은 'Early surgery or conservative care for asymptomatic aortic stenosis'다. 

인구가 노령화됨에 따라 대동맥판 협착증의 발생 빈도 또한 증가하면서 대동맥판 치환술은 어느덧 국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시행되는 심장 수술이 됐다. 

증상을 동반한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의 자연 경과는 매우 불량해 학계에서는 대동맥판 치환술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무증상의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의 경우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기에 시행하는 예방적 대동맥판 치환술의 수술 위험이 내과적 관찰 중에 발생하는 급사의 위험보다 높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 때문에 조기 수술 대신 관찰 중에 증상이 발생하면 수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해왔다. 

현재의 진료지침에 대한 증거는 매우 부족했지만 진료지침에 따른 관습적 치료법과 예방적 조기 수술의 임상 결과를 무작위 비교한 임상 시험이 시행된 적이 없어 관행적으로 조기 수술을 꺼려왔던 것이다. 

강덕현 교수는 무증상의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에서 조기 수술과 기존 진료지침에 근거한 관습적 치료의 장기 성적을 비교하는 임상 시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무증상 대동맥판 협착증에서 예방적 조기 수술을 지지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대동맥판 협착증의 전세계 진료 지침이 개정돼 최대 대동맥 혈류 속도 4.5m/s 이상의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에서는 증상이 없어도 수술 위험이 낮다면 조기 수술을 권고할 것”이라며 “전세계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2012년에도 판막질환의 치명적 합병증인 심내막염 임상 연구 결과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하였는데 국내에서 임상적 중요성을 인정 받지 못했다”며 “심장판막질환에서 최선의 치료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동료 연구자들과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수상 논문 개요 및 의의]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증상이 명확하지 않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기 수술을 시행하면 수술에 따른 사망 및 인공판막과 관련된 합병증의 위험이 있고, 수술을 증상 발생시까지 미루면 관찰 기간 동안 급사, 심근 손상 및 심부전 발생 등의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다.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무증상의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에서 조기 수술과 기존 진료지침에 근거한 관습적 치료의 장기 성적을 10년 동안 지속된 임상 시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비교했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10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서울의 4개 대학병원에서 145명의 무증상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을 연구에 포함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4세, 남성이 전체의 49%였다. 

추적 관찰은 2019년 4월까지 모든 환자에서 연구 프로토콜에 따라 이루어졌고, 추적 관찰기간의 중앙값은 6.2년이었다. 조기 수술군 및 관습적 치료군 모두에서 수술로 인한 사망 사례는 없었다. 

연구의 일차 종결점인 심혈관 사망이 조기 수술군에서 1명(1%), 관습적 치료군에서 11명(15%) 발생하여 4년내에 심혈관 사망 1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기 수술 시행 환자수는 20명이었다. 

심혈관 사망의 누적 발생률은 조기 수술군에서 4년 및 8년 경과시 1%였지만, 관습적 치료군에서는 4년에 6%, 8년에 26%로 나타났다. 조기 수술군에서 5명(7%)이 사망했고, 관습적 치료군에서 15명(21%) 사망하였으며, 누적 사망률도 조기 수술군에서 4년에 4%, 8년에 10%로 관습적 치료군의 4년 10%, 8년 32%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결론적으로 무증상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을 포함한 최초의 임상 시험에서 조기 수술은 관습적 치료와 비교하여 심혈관 사망과 전체 사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번 임상 시험을 통해 연구진은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에서 예방적 조기 수술을 지지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세계 최초로 제시했고, 무증상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에서 수술 시기 결정에 관한 난제를 해결했다. 또한 대동맥판 협착증의 치료에서 외국의 주요 판막질환센터를 능가하는 한국의 우수한 진료 성적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번 임상 시험을 통해 대동맥판 협착증의 전세계 진료 지침이 개정되어 매우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에서는 증상이 없어도 수술 위험이 낮다면 조기 수술을 권고할 것이고, 전세계 대동맥판 협착증 환자들의 임상 경과를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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