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 이어가고 싶어"
성창옥 서울아산병원 병리학과 교수는 간암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에 기재한 논문(Immunogenomic landscape of hepatocellular carcinoma with immune cell stroma and EBV-positive tumor-infiltrating lymphocytes, 2019)으로 제53회 유한의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성 교수의 연구는 기초 중개연구로 EBV(Epstein-Bar Virus)의 재활성 현상과 종양 미세 환경의 면역학적 특성을 유전체 분석과 연관시킨 최초의 연구다.
EBV는 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지만, 종양 분야에서는 그동안 ‘EBV 감염’에 대해서만 연구가 이뤄져 왔다. 성 교수는 본지에 “종양세포가 아닌 종양미세환경에서 EBV 활성 현상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종양치료에서는 면역항암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은 환자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면역항암치료의 효과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성 교수가 연구한 EBV를 이용하면 면역항암치료를 적용할 환자를 선별할 수 있게 된다. 성 교수는 “면역항암치료는 종양미세환경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 특성을 알려주는 지표가 있으면 환자 선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잠재적으로 이 EBV의 활성 현상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한의학상 심사를 맡은 홍순원 서울시의사회 학술이사는 “종양 환자의 면역치료 여부를 EBV를 이용해 결정할 수 있다”며 “아무나 면역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고 선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성 교수는 “환자분들에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며 “병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고 연구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