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을지병원, 진료실에 비상벨 설치하고 호신용품 비치한다
[단독] 을지병원, 진료실에 비상벨 설치하고 호신용품 비치한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0.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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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영진 회의 열고 종합대책 마련···의료진에 대한 호신교육도 실시
장애진단서 미발급이 범행 이유인 듯···수술 너무 잘 된 게 '독'이 된 셈

최근 흉기 난동사건이 발생한 노원구 소재 을지병원이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속히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병원측은 지난 28일 병원 경영진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사후대책을 논의했고 이를 곧바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을지병원 관계자는 29일 본지에 "비상벨 설치를 비롯해 현재 7명인 상주 안전요원 수를 대폭 늘리고 진료실 등에 호신용품도 비치할 계획"이라며 "호신용품이 비치되면 사용법에 대한 별도 교육과 의료진 개개인에 대한 호신교육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을지병원이 개원한 이래 의료진에 대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병원측은 피해 의료진의 부상이 몹시 심각하다는 점,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이 병원 수부외과 전문의 A교수는 왼손 엄지가 90% 이상 절단되는 큰 중상을 입고 한양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손가락 절단을 치료해야 할 당사자가 피습을 당하는 바람에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수술경과는 좋은 편이며 수술 경과를 지켜보며 재활치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쯤 가해 환자 B씨는 과거 자신을 진료했던 의사 A교수를 찾아가 진료 중이던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지난 2014년 A교수에게 수술을 받고 장애진단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 소송을 제기했다가 잇따라 패소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술이 너무 잘 되는 바람에 (후유증이 남는) 장애진단서를 끊어줄 수 없었고, 이것이 오히려 독(毒)이 됐다"며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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