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탈모 급여화 논의, 필수의료 흔들어”
환자단체 “탈모 급여화 논의, 필수의료 흔들어”
  • 옥윤서 기자
  • 승인 2026.06.17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탈모 급여화, 준조세 성격에 어긋나
필수의료 외면하고 정치적 이슈만 속도
포퓰리즘 정책 아닌 장기적·구조적 대책 마련해야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대표 김형중, 이하 환의사)이 정부가 추진 중인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며, 필수의료 체계 강화를 우선할 것을 촉구했다.

16일 환의사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에게 강제로 징수되는 건강보험료는 오직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며 현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환의사는 탈모 환자의 고통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건강보험 재정 투입의 근거로 삼는 것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들은 건강보험이 강제 수납되는 ‘준조세’ 성격의 사회보험임을 강조하며, 급여 결정은 정치적 관심도가 아닌 의료적 필요성과 재정 건전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탈모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 기능을 손상시키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심리적 불편함을 이유로 급여 범위를 확대할 경우 향후 미용 시술이나 비만 관리 등 외모 관련 의료서비스 전반에 대한 급여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질병 치료 중심이라는 건강보험 제도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의사는 고령화와 중증질환 증가로 건보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급성이 낮은 탈모에 재원을 분산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암이나 희귀질환 환자조차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책의 우선순위가 심각하게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최근 논란이 된 ‘검체검사 보상체계 개편’을 예로 들며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환의사는 “검체검사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감염병 등 수많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가능케 하는 필수의료의 핵심 기반”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현장의 우려를 반영하지 않은 채 보상체계 개편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필수의료의 근간이 되는 현장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은 채, 유독 정치적 관심이 높은 탈모 급여화 논의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인프라 개선에는 전문가 검토를 거치지 않으면서, 정치적 인기 정책에만 골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성명서의 결론에서 환의사는 대통령과 정치권을 향해 즉흥적인 급여 확대 지시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환의사는 “정치적 인기를 좇는 정책 대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중증·희귀질환자가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의사는 “건강보험은 모든 국민과 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이라며 특정 이슈에 치우치지 않는 냉정하고 책임 있는 정책 결정을 거듭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