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의협 투쟁 한계 봉착”···의사들, ‘전국 단위 의사노조’ 결성 중요성 제기
“기존 의협 투쟁 한계 봉착”···의사들, ‘전국 단위 의사노조’ 결성 중요성 제기
  • 옥윤서 기자
  • 승인 2026.06.16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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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의사 580명 대상 인식 조사···96.9% “노조 조직화 필요”
수가 협상 등 실질적 권익 위해 노조 주도 이원 체계 시급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추진 이후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이 장기화된 가운데, 기존 의사협회 중심의 투쟁 방식에 한계를 느낀 의사 회원들이 ‘의사노조’라는 현실적 대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는 지난 1월29일부터 3월2일까지 약 한달간 의사 회원 580명을 대상으로 ‘의사노조 조직화와 역할에 대한 대회원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다수의 의사들이 의사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의사협회 주도의 전국적인 노조 결성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회원의 직역 분포는 봉직의(57.1%)가 가장 많았고, 교수(20.7%), 개원의(13.3%), 전공의(7.1%)가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의사노조에 가입되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에 불과했으나, ‘의사노조 조직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6.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주목할 점으로 ‘의사회 주도로 전국의사노조가 만들어진다면 가입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94.5%가 “가입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개별적 가입에 따른 불안감을 의사회 차원의 조직적 결성으로 해소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직역별 노조 필요성에 대해서도 봉직의(88.0%), 전공의(78.8%), 교수(70.2%), 개원의(68.8%) 등 모든 직역에서 높은 지지를 보였다.

의사노조의 역할에 대해 응답자의 71.5%는 “의사의 권익을 위해 대정부 투쟁을 수행하고, 나아가 수가 협상 등 실질적인 의협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병의협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독일이나 영국처럼 행정 및 정책 자문은 의협이, 실질적인 협상과 쟁의는 노조가 주도하는 ‘이원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병의협 관계자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을 확대해 당연지정제하에서 근무하는 모든 의사를 노동자로 인정받도록 법리적 논리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의사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로 자각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미 독일의 마르부르크 의사회나 영국의 BMA(영국 의사협회)처럼 노조 기능을 겸비한 단체가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설명이다.

병의협은 “정부가 면허박탈법 등 강력한 처벌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의사노조는 의료계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저항 수단”이라며 “정부는 노조 설립을 과도하게 제재하기보다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제도적 협력 채널을 개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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