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 9월 복귀자 전문의 시험 허용 “부적절”
내과학회, 9월 복귀자 전문의 시험 허용 “부적절”
  • 박한재 기자
  • 승인 2025.10.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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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서 12대 12로 의견 첨예···내과는 반대 더 많아
시험 난이도 조정 “고민하지 않아야 할 문제” 일축
“역량 갖춘 전문의 배출 위해 최선의 지원할 것”

대한의학회가 지난 9월 복귀한 전공의의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를 허용키로 한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내과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내과학회(회장 김재규, 이하 내과학회)는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2025년 제 76차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한의학회는 지난 23일 전문희 시험 방안에 대해 ‘조건부 합격제’를 결정했다. 9월 복귀 전공의가 내년 2월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되, 남은 수련 기간 6개월 동안 부족한 수련을 보충해 최종 합격 여부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이에 대해 박중원 내과학회 이사장은 “부적절하다”며 “수련 책임자 간담회에서 24개 학회(총 26개 학회 중)가 참여했는데 12대 12로 갈렸다. 내과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마다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제자들을 위한 중요한 결정을 복지부에 넘기기보다 의료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1차 투표에 이어 2차 투표까지 진행했지만, 모두 동률이 나와 결과를 의학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재규 내과학회장은 “비상한 시국에 비상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의정 사태가 해결됐다고 선포했지만, 여전히 비상사태라고 생각한다. 전문의 시험을 치른 이후에 수련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와 관련해 많은 교수의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 수련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도 있기 때문에 이번 1년에 대해 한시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2027년도에 대해서는 일부러 결정하지 않았다. 2026년의 수련 상황을 보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현재 대한내과학회 차기 이사장

강현재 내과학회 차기 이사장은 “전문단체들이 어떤 의견을 내든 참고 사항이고,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은 복지부”라며 “논의 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고 서두를 열었다.

다만, “내과학회는 수련이 충실히 이뤄지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전문가도 배출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든 간에 (의정 사태 이전과) 같은 수준의, 같은 역량을 갖고 있는 전문의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의 시험 난이도 조정과 관련해서는 “고민하지 않아야 할 문제”라며 “자격시험이라는 것은 결국 ‘역량(quality)’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더불어 ‘4년제 복귀’ 등 내과 전공의 수련 기간 연장 관련 논의에 대한 질의에는 ‘시기상조’라고 답변했다.

박중원 이사장은 “그런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교수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아직 거기에 대해 논의해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강현재 차기 이사장 역시 “현실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기존 체계에서 개선 작업이 후유증 없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며 “역량 중심의 수련 체계의 타당성부터 고민해 봐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부작용 없이 갈 수 있도록 전공의들의 의견도 수렴하며 가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재규 대한내과학회장

한편, 내과학회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대한내과학회 창립 80주년 및 내과학 교과서 출간 기념식’을 진행했다. 

내과학 교과서는 총 10권(4700P)으로, 12개 분과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환자 진료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아직 미완성 단계로 최종 완성본은 전자책으로 먼저 판매될 예정이며, 추후 종이책 출간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한, 향후 내과학회의 방향성에 대해 김재규 회장은 “의학의 중심으로서 내과학이 있기 때문에 생명 존중, 학문, 교육 등 의사의 기본적인 가치에 충실할 것”이라며 “어느 시대에 어느 사람들이 내과의사가 되더라도 그러한 가치를 잘 지키며 학회의 발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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