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황규석 회장, 서울시의사회 ‘성분명 처방 반대 궐기대회’
[연설문] 황규석 회장, 서울시의사회 ‘성분명 처방 반대 궐기대회’
  • 의사신문
  • 승인 2025.09.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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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서울특별시의사회장으로서 4만의사회원들을 대표하여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직접 진찰하고 진단하고 처방하고 모든 법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의사들은 지난 30년 동안 심평 의학에 길들여지는 것도 모자라 처방권 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대체조제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상황에서 성분명 처방을 강제하는 여러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습니다. 

공급이 불안정한 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핑계를 대고는 있지만, 약이라고 다 같은 약이 아니기에 처방권은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이고 절대 타협이나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의약품 공급 불안정 문제의 원인은 정부 정책과 제도의 잘못이며, 정부가 이를 방치한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또한, 성분명 처방의 강행은 의약분업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므로 우리 서울시 의사회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그리고 건보재정의 절감을 위해 의약분업 폐지 및 원내 조제 또는 국민 선택 분업을 제안하며, 국민의 뜻을 물어 최종 결정하여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합니다.

권리 없는 책임은 노예의 삶입니다. 우리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잿빛 새벽이 터 오르는 아침까지 환자의 곁을 밤새 지키는 것을 숙명처럼 알고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생명 탄생 순간에는 기쁨으로 아기와 산모 옆에 서 있었고 생을 마감하시는 순간에는 함께 눈물을 흘리며 환자분의 손을 잡아 드려왔습니다. 

우리 의사들은 인간 생명의 탄생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환자분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생명의 존귀함을 평생의 업으로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생명의 존귀함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 내세우는 경제논리와 헛된 주장으로 지금 대한민국 의료는 사망 중에 있습니다. 필수의료와 지방의료가 사망하였고 이제는 처방시스템 사망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우리 의사들에게 의사로서의 수많은 책무를 요구하고 있으며, 의사들은 그 책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서울시의사회는 다음과 같이 국민들께 약속드립니다.

그 어떠한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이 소중하고 존귀한 인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의사면허 등 모든 것을 걸고 성분명 처방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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