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관 공백 장기화 우려···정책 검증도 병행돼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금까지, 이해충돌 여부를 검증할 배우자의 주식거래 내역 등 핵심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숨지 말고 자료 제출에 응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미애 의원(복지위 야당 간사)은 “주식거래 내역 자료를 제출하면 모든 의혹과 의심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며 “지난주 전화 통화 당시 제출하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런데 왜 제출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정은경 후보자는 후보 지명 이전부터 질병관리청장으로 활약하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배우자가 코로나19 수혜주를 거래한 의혹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구체적으로 먼저 진단키트 업체인 ‘씨젠’ 등 코로나 관련주를 단타로 거래했다는 의혹이 있다. 씨젠 주가는 코로나 전후 10배 이상 폭등한 대표적인 수혜주로, 질병청장 재직 당시 재산 신고에도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현재 보유 중인 ‘창해에탄올’ 종목을 2020년 ‘손소독제 제조 및 판매’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배우자가 해마다 추가 매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경우 중대한 사정변경으로 반드시 직무관련성 심사청구를 해야 하지만, 2017년 이후에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거래내역서가 아닌 2019년과 2020년 12월31일 자의 보유 주식 잔고증명서만 제출해 연중 얼마나 많은 거래를 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의혹 해소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지금 후보자의 모습은 ‘코로나 영웅’이라 불렸던 그때와는 너무도 다르다. 당당했던 태도는 사라졌고, 의혹 앞에서 비겁하게 숨고 피하며 도망치는 모습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후보자의 후임으로 지목됐던 백경란 前 질병청장의 자진사퇴 사례를 언급하며, “정은경 후보자만 예외일 수 없다.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오만한 생각은 지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여당은 장관 자리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련 의혹보다는 정책 검증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지난주 토요일(12일) 의대생들의 복귀 선언으로 (의료대란 해결의) 가닥이 잡히고 있지만, 여전히 전공의들 복귀 문제가 남아있고,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해서도 후속 조치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장관의 공백이 길어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지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한, “보건·복지가 정책적 이슈가 많은 분야이다 보니 신상 검증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정책 검증은 완전히 사라진 채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 정책 쪽에도 좀 초점을 맞춰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