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율 46%” 직선제 산의회, 한방 난임치료에 제동
“유산율 46%” 직선제 산의회, 한방 난임치료에 제동
  • 남궁예슬 기자
  • 승인 2025.05.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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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난임지원은 예산 낭비이자 건강 위협”···정부 지원 비판
“난임 골든타임 놓쳐 가임력 저하 사례 다수···한약재 안전성도 미검증”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가 정부와 일부 지자체의 한방 난임치료 국가지원 사업에 대해 “과학적 근거 부족과 안전성 문제로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출산율 제고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비과학적 정책이 오히려 난임 여성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회장 김재유, 이하 직선제 산의회)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한방 난임치료 국가지원 사업’이 효과와 안전성 측면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의사신문 남궁예슬 기자 제작

직선제 산의회는 먼저, 한방 난임치료의 임신 성공률이 과학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발표(2017)에 따르면 한방 난임치료의 임신 성공률은 12.5%에 불과하며, 이는 아무런 치료 없이 관찰만 한 원인불명 난임 여성의 자연 임신율(24.6~28.7%)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같은 해 보건복지부가 의뢰한 연구에서도 임신율은 14.4%, 출산율은 7.78%에 불과했으며, 유산율은 46.2%로 일반적인 유산율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직선제 산의회는 이러한 수치를 근거로 “공공 예산을 투입하기엔 과학적 검증이 지나치게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치료의 안전성과 표준화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직선제 산의회는 일부 한약재가 착상을 방해하거나 유산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목단피는 자궁 내막의 착상률을 떨어뜨린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보고됐으며(식품의약품안전처, 2021), 현재 사용되는 한약재 전반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진단 및 치료 방식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의료진 간 편차가 크고, 이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직선제 산의회는 사업의 실질적 성과도 문제 삼았다. 수년간 한방 난임치료에 공공 예산이 투입됐지만, 과학적·객관적 평가에 기반한 검증이나 표준화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효과와 안전성이 불확실한 치료에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신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직선제 산의회는 “보조생식술이 필요한 난임 환자가 한방 치료에만 의존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가임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를 영영 놓칠 수 있다”며, 실제로 한방 치료 후 효과가 없어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직선제 산의회는 이번 입장문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제안한 ‘한방 난임지원 사업의 효과성과 안전성, 한약재의 중금속 사용 여부’에 대한 대국민 공개 토론회에 동의한다며, 대한한의사협회의 책임 있는 참여를 촉구했다.

나아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과학적 검증 없이 시행되는 한방 난임치료 사업은 국민 건강과 국가 재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정부는 즉시 이 사업을 중단하고, 책임 있는 예산 집행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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