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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저지 성공' 박명하 비상대책위원회, 1일 공식 해단
'간호법 저지 성공' 박명하 비상대책위원회, 1일 공식 해단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7.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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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하 위원장 "참여와 지지로 성공적인 투쟁 함께한 회원 모두에게 감사"
이필수 회장 "화합의 리더십으로 비대위 이끈 박 위원장에 감사의 말씀"
박성민 의장 "국민 설득 위해 뜨거운 항쟁 벌인 비대위, 회원이 기억할 것"

거대 야당발 간호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저지한 대한의사협회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명하)가 1일 오후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출범 80일만에 대통령 거부권을 이끌어냈던 이번 비대위는 역대 어느 비대위와 비교하더라도 성공적인 투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명하 위원장은 비대위의 성공적인 투쟁과 관련해 참여했던 회원들과 각 시도 의사회, 그리고 의협 집행부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정말 많은 분들이 우리의 투쟁에 동참하고 기여해 주셨다”라며 “신문광고와 영상 광고에 사용하기 위한 투쟁 성금을 기꺼이 내어준 33개 단체와 363명의 회원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영상 촬영과 편집으로 훌륭한 유튜브와 쇼츠를 제작해준 위원, 일필휘지 강하고 분명한 어조로 비대위의 공식 성명과 입장을 작성해준 위원, 정규회의 외에도 주말마다 회의에 참여하며 희생해준 투쟁위원들과 열정과 헌신으로 함께한 50인의 비대위원, 그리고 주야장천 불 꺼질 새 없던 비대위 사무국의 의협 직원 4인의 수고가 성공에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국회와 정부, 그리고 언론과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과 광폭 행보로 숨 돌릴 틈 없이 달려나갔다. 때로는 전면에서 강력한 행동으로, 때로는 후면에서 드러나지 않게 전략적으로 투쟁의 수위를 조절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5월 16일 간호법은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돼 최종 폐기됐고, 의료인 면허박탈법은 아쉽게도 거부권이 행사되지 못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비대위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두 법안 다 놓칠 위험성도 처음부터 고려해야 했다. 면허박탈법은 당장 회원들에게 더욱 큰 분노로 와닿을 수 있지만 재개정으로 돌이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간호법은 당장 피해는 적을 수 있으나 그 파장은 댐의 구멍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돌이킬 수 없는 재난적 문제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대위는 간협의 조직력과 거대 야당의 힘에 대항해 간호법에 무게를 더 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해단식에 참석해 비대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이 회장은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의 비대위 구성 결단과 박명하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의 헌신으로 간호법을 저지할 수 있었다”라며 “비록 절반의 성공이지만 회원 권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비대위 여러분의 노고와 열정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박 위원장에게 “항상 화합의 리더십을 가지고 비대위를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산재한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도 지도자들께서 함께 힘을 합쳐주기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은 “비대위는 13보건복지연대와 함께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박탈법 저지를 위해 철야 농성·단식, 전국 민주당사 시위, 그리고 대규모 장외 집회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라며 “회원의 뜻을 모으고 국민 설득을 위해 뜨거운 항쟁을 벌인 비대위를 회원 모두가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장은 “투쟁을 선봉에서 이끌어 마침내 악법 폐기라는 결과를 쟁취한 박명하 위원장과 비대위원의 노고를 회원들의 이름으로 치하하고 함께 기뻐한다”라며 “우리 모두는 회원들의 지지와 성원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또한 13연대 단체장들과 그 회원들의 동참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날 해단식에선 비대위 80일간의 투쟁을 생생히 기록한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백서' 발간식이 있었다. 백서는 비대위의 구성 배경과 주요 활동 경과를 시작으로 회의를 비롯한 각 활동 내역을 시간 순으로 사진과 함께 정리했다. 백서는 파일 형식으로 의협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의협 출입 기자단과 만나 비대위 활동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비대위를 이끄는데 어려워던 점으로 △야당의 정략적인 움직임을 뒤따라가며 장단기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짰던 점 △전공의들의 참여를 크게 이끌어내지 못한 점을 꼽았다.

박 위원장은 “2020년 투쟁때 상처받은 전공의들과 의과대학생들이 많으며, 조직력이 약화돼 있다. 그분들을 이끌고 투쟁에 함께 동참하도록 하려 했으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이필수 집행부의 비협조에 대해선 "'간호법 저지'라는 큰 틀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성공만을 바랬기 때문에 비대위가 자체적인 위상을 높이려는 사사로운 욕심은 없었다”라며 “역대 비대위들은 출범부터 집행부와 갈등과 불협화음이 노출된 적이 많았고, 그러한 일들이 성공에 큰 장애물로 작용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행부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역시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를 썼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면허박탈법에 대한 재개정 의지도 나타냈다. 박 위원장이 이끄는 서울시의사회는 지난달 30일 오전 상임이사회에서 면허박탈법 대응 TF 구성을 논의하고 공동 위원장으로 황규석 총무부회장과 이태연 부회장을 추대했다.

박 위원장은 “면허박탈법을 막지 못한 것은 아쉽다. 13보건복지연대에 속한 약소직역과 함께하는 투쟁이 올바른 방향이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간호법을 더 신경썼다. 간호법 투쟁 결과가 가시화되면서 면허박탈법에도 주력했지만 막지는 못했다. 면허박탈법은 국회 여야 모두, 또 정부도 과도한 법안이고 위헌소지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 특정 국회의원은 이 법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비대위에 대화의 자리를 먼저 주선하기도 했다. 최종 법안 통과 때는 야당에서 기권이 22표, 반대가 1표 나오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법안이 공포된 후 최종 발효되려면 6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다. 회원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면 헌법소원을 통해서 해결하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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