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전공의 97% “코로나19 진료에 투입···수련환경 보장 촉구"
전공의 97% “코로나19 진료에 투입···수련환경 보장 촉구"
  • 조은 기자
  • 승인 2021.12.17 0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코로나19 실태조사 결과 공개
"의료진이 정상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라”
사진=뉴스1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사진=뉴스1)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이후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면서, 전공의의 수련환경에도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공의 6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진료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에 '전공의 수련권 보장' 촉구

지난 10월 진행된 ‘코로나19 병상운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95%의 병원에서 야간 코로나 병동을 담당하는 내과 전공의는 단 1명. 그중 74%는 다른 병동 환자까지 담당하고 있어 일반병동 환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내과 전공의의 72.9%가 근무시간이 증가했다고 응답하는 등 의료진의 번아웃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고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 결과, 코로나19 진료에는 전공의(97%), 교수(56%), 전임의(35.4%), 공보의(7.2%)가 참여하고 있다. 과별로는 내과(81.1%)와 응급의학과(27.2%)의 비중이 높았지만, ‘모든 과에서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도 27.2%로 지난 설문보다 높아졌다.

일부 전공의는 "휴식을 취해야 할 오프 시간에 코로나19 근무를 강제 배정받아 주말과 연휴가 없어진 데다가 근무일을 인정받지 못해 사실상 무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 전공의특별법이 지켜지지 않는 곳이 대다수며 최대 주 88시간 근무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전공의는 수련의 의미를 잃어버렸다"며 "제대로 된 배움은 뒤로한 채 수련과 무관한 코로나19 현장에만 투입되고 있다. 현장 인력의 과로와 정신건강 악화는 한계에 도달한 지 오래다”고 호소했다.

◆병상수만 늘었을 뿐, 여전히 부재한 인력‧장비

현재 중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은 매우 한정적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대응책으로 공중보건의사를 각 병원에 파견했으나 내과나 신경외과 등 중환자를 접해보지 않은 인력이 차출돼 병원 입장에서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 또 지역사회 공중보건의사가 차출되면서 지역의 보건의료 상황만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전공의의 진단이다. 

대전협은 “개별 병원에서도 코로나19 전담 의사를 구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부실한 재정지원, 업무과중 등의 이유로 지원자가 부족한 현실”이라며 “인력확보 대책은 누구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환자 치료 경험조차 없는 인력이 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상확보 대안도 부재하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으로 병상수 자체는 늘었으나, 입원을 요하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필요한 장비는 전혀 지원되지 않은 것. 정부는 시급성을 내세워 일방적인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으나, 정작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전협은 보건당국에 “이번 조사에 드러난 참담한 현장 상황을 정책에 반영할 것. 일선 전공의에 대한 책임 전가는 그만두고, 의료진이 정상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시급히 처우를 개선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