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앞으로의 100년, 이제는 제대로 준비할때
보건의료 앞으로의 100년, 이제는 제대로 준비할때
  • 의사신문
  • 승인 2020.01.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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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웅 서울특별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신년사

친애하는 서울시의사회 회원 여러분! 경자(庚子)년 새해가 우리 앞에 힘차게 펼쳐졌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지난 한해를 잠시 회고하는 것도 우리에게는 산 교육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기해(己亥)년이 시작될 때 우리 의료계는 그 전과는 다른 한해가 될 것이라고 믿으며 부푼 기대를 안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최대집 집행부가 취임 후 두 번째 해를 맞이하여 회원들을 강력하게 아우르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임을 모든 회원들이 바라고, 이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정부는 정책의 카운터파트여야 할 의료계에 전혀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의협은 한 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부와의 대화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의정협의가 재개됐지만 정부는 여전히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향후 협상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처럼 의료계와 정부가 계속해서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복지 상황은 어디쯤 와있고, 그에 대응할 정책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현재 우리는 심각한 인구절벽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 상황이 일본처럼 심각하지 않다며 일본의 대처를 보면서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 줄로 압니다.
일본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도쿄에서 기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오쿠타마란 시골마을은 지난 1990년만 해도 8750명이었던 인구가 지난해 5000명으로 줄었는데, 이중 절반 가량이 65세 이상인 노인입니다. 이곳의 중학교 두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고 고등학교는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 지역 경제가 위축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남의 나라 얘기로 치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인구 노령화 비율을 보면 2020년 현재는 일본.독일 그 다음이 한국이지만 불과 20년후에는 한국, 일본, 독일순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이렇게 늘어난 노인 인구는 의료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특히 생애 마지막 1년간 평생 의료비의 과반 이상을 쓰며 병상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어떻게 하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인 인구가 가족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 생을 행복하게 마감하느냐가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함은 불문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럴진대 정부는 오로지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입니다. 앞으로의 100년을 바라보는 장기 대책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런 틈을 타 지자체는 성공 보장도 없는 한방난임사업에 무분별하게 재정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이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에는 이를 바로잡아줄 역할을 해야 할 의료계를 홀대한 탓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년지대계가 돼야 할 의료정책을 수립하면서 의료계를 배척한다면 그 배가 어디로 갈 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국민에게 제대로 된 의료.복지 정책을 수립해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를 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의료계를 단순한 이익집단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단체로서, 현재의 난해한 보건의료 현안을 함께 풀어갈 동반자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구절벽이란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국민을 행복하게 할 올바른 보건의료 정책이 수립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새해를 맞아 다시금 우리 의료계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자세를 견지하면서 한편으로 우리가 바라는 올바른 진료환경이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이를 위한 정부의 변화도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아울러 서울시 의사회 회원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평강(平康)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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