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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은 탈락했지만··· 복지부 해명에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의혹들
인턴은 탈락했지만··· 복지부 해명에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의혹들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1.02.0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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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후기 인턴모집 시작···조씨, 추가·2차 모집도 지원 가능
정부, 피부과 증원에 권역외상센터 개소 등 들며 "전례 안 벗어나"
의협 "외상센터 여는데 왜 피부과를, 전문의도 아닌 전공의를 늘리나"
국립중앙의료원 <사진=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가 결국 국립중앙의료원(NMC) 인턴에 탈락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조씨를 둘러싼 특혜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 중앙의료원을 비롯해 추가로 인턴에 지원할 기회가 남아있는데다, 무엇보다 중앙의료원의 피부과 증원을 둘러싼 의혹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 인턴전형, 성적 85% 반영해 결정

지난달 29일 NM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인턴모집 결과에 따르면 조씨는 이번 전형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조씨의 지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NMC측은 “면접 전형의 합격자 선정 비중과 관련하여 15%의 면접 성적 반영 비중은 일반적인 면접 기본점수를 고려하면 당락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고 전공의 임용시험 배점기준에 따라 내신(20%), 국시(65%) 성적과 그에 따른 석차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2021년도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합격자 명단 <사진=국립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실제로 조씨가 총 15명이 면접에 응시해 9명이 선발된 이번 전형에 탈락하면서 NMC측의 주장대로 결국 시험 성적이 당락을 가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조씨가 탈락한 인턴 전형은 2021년도 1차 전기 모집이다. 1일부터 후기 인턴모집이 시작되고 8일부터는 추가 모집이 실시된다. 또 오는 21일부터는 2차 인턴모집이 시작되는데, 이때는 지난해 대거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했다가 올초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조씨는 지난해 국시 실기고시에 응시해 합격했기 때문에 1·2차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 피부과 증원 논란에 복지부 즉각 반박

더 큰 논란은 NMC가 올해 피부과 정원을 증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NMC 인턴에 지원한 조씨가 내년도 레지던트에 지원할 때 혜택을 입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국립중앙의료원의 피부과 레지던트 정책적 정원은 조민씨가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기 이전인 2020년 11월26일에 배정 완료되어 조민씨의 국립중앙의료원 지원과 유사한 시기라는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정책적 정원은 당해연도에 한해 배정되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매년 새로 결정된다”며 “올해 배정된 피부과 레지던트 정원은 시기적으로도 조민씨의 전공 선택과 무관하여 정책적 정원 배정으로 인한 혜택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에도 NMC에서 피부과를 증원한 적이 있고 “외상·화상 및 피부질환 치료 등 공공의료를 수행토록 하기 위해 피부과 정원을 배정한 것으로 통상적 전례를 벗어난 것이란 (일각의)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특히 외상 화상 등의 공공의료 수행과 관련해 NMC가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돼 개소 준비중이란 사실도 공개했다.

◆ 의협 "피부과 별도정원 매우 드물어, 과정 설명하라"

하지만 복지부의 이같은 반박은 또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전공의 정원 논란에 답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권역외상센터 개소를 위해 피부과 의료진을 보강한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다 그것도 전문의를 초빙하는 게 아니라 수련받을 전공의 정원을 늘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NMC의 권역외상센터 개소가 오는 2023년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증원이 올해에만 국한된 것이란 복지부의 설명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복지부가 증원의 이유로 내세운 화상 치료와 관련해 의협은 “NMC 피부과 홈페이지에서 화상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화상치료를 전문분야로 소개하고 있는 의료진도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NMC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피부과 의료진은 총 4명으로, 이들 중 3명은 ‘전문분야'로 피부 미용 등을, 나머지 한 명은 아토피와 피부암 등을 명시해 화상과 관련한 피부과 전문의는 없는 것으로 나와있다.

의협에 따르면 2021년도 전공의 정책 별도정원은 모두 93명으로, 피부과 2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등 소위 필수의료 분야였다. 특히 중앙보훈병원의 경우 기존 피부과 정원이 0명이었지만 NMC는 이미 1명의 정원이 있는 상태에서 정원을 늘렸다. 

의협은 “(이번 피부과 증원은) 매우 드문 사례이므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가 정원이 배정된 과정을 설명하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의사국시 합격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정과 정의를 묻는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관계자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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