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야간 약국 도입' 예산 대비 효과 의문
'서울시 야간 약국 도입' 예산 대비 효과 의문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4.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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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 권영희 서울시의원 조례안 발의..후폭풍 예고
자치구별 2곳 50개 지정...연 17억원 비용 소요 '혈세 낭비' 여론
서울시 "타당성 · 지속 가능성 예의주시...세부적 내용 논의 할것"

서울시에 공공 야간약국을 운영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이 약사 출신 권영희 서울시의원을 통해 발의된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겁다.

조례 통과를 촉구하는 입장과 함께 이번 조례가 예산 대비 효과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많고 세밀한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약사들이 야간에 진료행위를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때문에 야간약국 대신 응급의료기관과 주말 진료를 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등의 의료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대안도 나오고 있는 상황. 현재 안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안은 야간시간대나 공휴일에도 의약품과 의약외품에 대한 시민, 관광객 등의 구매 편의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공공 야간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A의원은 22일 의사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조례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A의원은 “이번 야간약국 사업은 많은 예산이 정기적으로 수반돼야 하는 막중한 일”이라며 “이런 사업일수록 예산 대비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 타당성 조사와는 별도로 효율성 논의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례의 세밀한 내용에 대해서도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예를 들어 야간 시간대에 대한 정의를 몇 시로 정하느냐에 따라 세부 사업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방식에 대해서도 “공공 야간약국을 지정하는데 있어 보조금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지역 약사회에 위탁할 것인지 또는 신청을 받을 것인지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례안 비용추계서를 살펴보면 자치구별 2개소씩 총 50개소를 지정하는 것으로 정하고 오후10시부터 새벽1시까지 시간당 3만 원으로 지원하는 것을 가정했을 때 연평균 17억 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올해 서울시에서는 공공 야간약국의 타당성조사 용역에 1억, 시범운영을 위한 예산에 9억, 총 10억 원을 배정한 상태다. 시범운영에서 나타난 장단점을 고려해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의 방향성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시는 야간약국의 타당성과 지속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입장이다. 또한 세부적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현재 공공 야간약국 관련 1차 연구용역을 통해 타당성 분석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 시범 운영되고 있는 타 지자체의 사례를 통해서도 적절성과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정된 소수 약국에만 지속적으로 책임을 감당토록 하는 것이 적절치는 않다고 본다. 모두가 책임을 나눠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비응급환자와 관련해 어떤 시간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지, 약국만이 아닌 의원과의 연계되는 시스템 구축은 어떻게 할지 등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야간약국은 △경기도(16개소) △제주도(6개소) △대구(심야약국 1개소, 연중무휴약국 12개소) △대전(2개소) △인천(3개소 예정) △광주(8개소) 등이다.

■ 의료계 “의사 진료권 침해...의약분업 파괴행위”

한편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공공 야간약국 도입 자체가 잘못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편의점 등에서 2012년부터 안전상비의약품 13종을 판매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약이 필요하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는 지론이다.

또한 경증질환 환자라고 해서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병원이 아닌 약국에 가는 것을 당연시 하는 발상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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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계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 진료 공백을 해소하고 국민편의를 위해 공공 야간약국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경증질환자가 의약품을 구하기 위해 심야약국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의약분업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 야간약국 도입은 실질적으로 약사들이 야간에 진료행위를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여타 변명을 앞세워 진료권을 침범하겠다는 논리는 큰 틀에서 국민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현재 2012년 11월부터 편의점 및 마트에서 심야시간대나 휴일에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안전상비의약품 13종을 판매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야간약국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필요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현재 시범사업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 예산을 투여해 야간약국을 지원하려는 해당 조례는 예산 낭비의 결과만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약사의 진료권 침해 우려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은 야간약국 도입 토론회에서 "해외에서는 약사들이 예방접종이나 만성질환관리 등을 하고 정부가 수가를 지급한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처방전에 의한 약 조제에만 업무가 머물러 있다"고 발언했고 이에 의료계는 유감을 표명했다.

당시 강 위원장은 공공 야간약국의 확대와 더불어 약사 직능의 확대를 주장했다. 때문에 이번 공공 야간약국 도입의 배경에 약사들의 업무 확대를 위한 꼼수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약사 직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공공 야간약국과 함께 주장됐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시 야간약국 도입도 곱게 볼 수만은 없다"며 "이 같은 주장은 마치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면 저질의료에 국민 건강을 맡기겠다는 견해와 다르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지속적으로 재정적 문제와 효율성 부분이 지적돼 온 야간약국 사업에 서울시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잘못된 처사다. 현재 진행 중인 타 지자체의 야간약국 사업 역시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간약국을 대체할 해결책으로는 의료 인프라 보강이 제언됐다. 또한 현재 타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야간약국의 경우도 발생 가능한 위법행위의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도의사회 관계자 C씨는 "야간약국보다는 오히려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응급의료기관과 주말 진료를 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등 이미 구축돼 있는 의료 인프라를 지원·보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운영되는 야간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전 없는 불법조제 및 전문의약품 판매 등 위법행위가 성행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해당 가능성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감시와 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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